'美 정부 대주주' 이후 첫 실적 발표…시간외 거래 주가 8% 상승
인텔, 매출 예상치 상회·흑자 전환…"경영 정상화 시도 진전"(종합)'美 정부 대주주' 이후 첫 실적 발표…시간외 거래 주가 8% 상승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김태종 특파원 = 미 반도체 기업 인텔은 지난 3분기 136억5천만 달러(19조6천218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고 23일(현지시간) 밝혔다.
이는 시장 조사 업체 LSEG가 집계한 월스트리트 전망치(131억4천만 달러)를 3% 이상 상회한 수준이다.
최근 몇 년간 부진했던 PC용 x86 프로세서 수요가 회복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로 평가된다고 미 경제 매체 CNBC 방송은 평가했다.
3분기 주당 순손실은 0.37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미 정부에 지급될 주식 분을 회계상 반영한 데 따른 것이라고 인텔은 설명했다.
이번 실적은 미 정부가 인텔의 대주주가 된 이후 처음 발표된 실적이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8월 89억 달러 규모의 투자 협약으로, 인텔 주식을 주당 20.47달러에 4억3천330만주를 매입했다. 전체 주식의 약 10%에 해당하는 규모로 미 정부는 이로써 인텔의 최대주주가 됐다.
인텔은 3분기 총이익은 41억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 166억 달러 순손실에서 흑자 전환했다. 인텔은 정부로부터 57억 달러의 자금 지원을 받았다고 밝혔다.
다만, 인텔은 정부로부터 자금 지원과 관련한 "회계처리에 대한 전례가 없어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와 협의 중이지만, 정부 셧다운 여파로 승인 절차가 지연되고 있다"고 전했다.
인텔은 4분기 매출과 주당 순이익은 시장 예상치와 유사한 133억 달러와 0.08달러로 각각 제시했다.
3분기 부문별 매출은 PC와 노트북용 중앙처리장치(CPU)를 포함한 클라이언트 컴퓨팅 그룹이 85억 달러, 데이터센터용 CPU 부문 매출은 1년 전보다 1% 줄어든 41억 달러를 기록했다.
인텔은 "엔비디아와의 협력이 데이터센터 CPU 성장 회복의 발판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또 "현재 칩 수요가 공급을 초과하고 있으며, 이러한 추세가 2026년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최고재무책임자(CFO) 데이브 진스너는 "핵심 시장의 견조한 수요가 3분기 실적 호조를 이끌었다"고 설명했다.
인텔은 지난달 엔비디아로부터 50억 달러의 투자를 유치하고, 엔비디아와 함께 PC·데이터센터용 칩 공동 개발에 나선다고 발표한 바 있다.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부문 매출은 2% 줄어든 42억 달러로 집계됐다. 인텔은 전량 자사 칩 생산에서 매출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시장은 인텔이 파운드리 사업의 향후 성과에 주목하고 있다. 인텔은 최근 애리조나 공장에서 대만 TSMC와 삼성전자에 앞서 최첨단 18A(2나노급) 공정을 개시했다고 밝힌 바 있다.
립부 탄 최고경영자(CEO)는 실적 발표 후 투자자들과 가진 콘퍼런스콜(전화회의)에서 "인텔 파운드리의 시장 잠재력에 대한 확신이 점점 커지고 있다"고 자신했다.
인텔의 전체 직원 수는 현재 8만8천400명으로, 1년 전 12만4천100명에서 크게 줄었다.
이날 뉴욕 증시 정규장에서 3.36% 오른 인텔 주가는 실적 발표 후 시간 외 거래에서 8% 이상 급등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인텔이 3분기에 흑자 전환하고 긍정적인 매출 전망을 제시하면서 길고 험난했던 경영 정상화 시도가 진전되고 있음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taejong75@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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