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박동해 기자 = 중앙경찰학교를 졸업한 경찰관들이 제복을 입고 시민들 앞에 서게 됐다. 졸업생 중에는 항공사 객실 승무원으로 근무하다 경찰에 입직한 사례가 있어 눈길을 끌었다.
경찰청은 24일 오전 충북 충주 중앙경찰학교 대운동장에서 신임 경찰 제317기 졸업식을 개최했다고 밝혔다. 올해 졸업생은 2376명으로 이 중 500명은 여경이다.
일반공채로 2010명, 경력공채로 366명의 졸업생이 배출됐다.
신임 경찰관 중에는 이색 이력을 가진 이들이 있어 주목을 받았다.
박지혜 순경(36·여)은 7년 6개월간 항공사 객실 승무원으로 근무하다 퇴직 후 늦깎이 순경으로 제2의 인생을 시작하게 됐다.
2013년 국내 항공사에서 일을 시작했던 박 순경은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항공업계 사정이 악화되자 고민 끝에 새 길을 찾기로 했다.
처음에는 무조건 합격할 것 같다는 자신감으로 시작했지만 수험생활이 쉽지만은 않았다. 3년 5개월 만에 필기시험에 합격했고 4년째에 드디어 합격증을 받게 됐다.
박 순경은 계속 불합격하고도 다시 공부하기 위해 지하철에 오르던 순간들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며 "이미 시작한 것, 끝까지 하자"는 생각으로 수험 기간을 버텨냈다고 말했다.
박 순경은 자신이 "오지랖이 좀 넓다"라며 타인을 돕는 일이 자신에게 맞는 것 같아 경찰관을 하기로 마음 먹었다고 한다. 그는 "항상 국민에게 봉사하는 믿음직한 경찰이 되겠다"며 "부끄럽지 않은 경찰관이 되고 싶다"고 전했다.
킥복싱·무에타이 선수로 활약하다 선수복을 근무복으로 갈아입은 졸업생도 있다. 김주영 순경(29)은 15전 8승 7패의 프로 전적을 보유한 선수 출신으로, 50㎏급 한국 챔피언 타이틀과 국가대표 선발전 우승 경력이 있다.
정중식 순경(36)은 100회에 달하는 꾸준한 헌혈로 대한적십자로부터 '헌혈유공 명예장'을 받기도 했다.
대(代)를 이어 경찰에 몸을 담은 사례도 눈에 띄었다. 김재연 순경(24)은 지난해 정년퇴직한 아버지의 뒤를 따라 경찰관이 됐다.
김 순경의 가족은 형(경남청 1기동대), 누나(전남 장흥서), 매형(전남 장흥서)까지 모두 경찰로 근무 중인 '경찰 가족'이다. 김 순경은 "이제는 저도 국민을 위한 진정한 경찰로 거듭나겠다는 각오로 이 자리에 섰다"고 말했다.
유재성 경찰청장 직무대행(경찰청 차장)은 축사를 통해 "안전한 대한민국을 향한 첫걸음은 여러분의 실천에서 비롯된다"라며 "경찰의 모든 행동이 국민을 위한 것임을 의미하고 이를 최우선 가치로 삼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한편 이날 졸업식에서는 우수 성적자에 대한 표창도 이뤄졌다. 대통령상은 졸업 성적 최우수자 장진호 순경(24), 국무총리상은 박은실 순경(25·여), 행정안전부 장관상은 정은강 순경(22)에게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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