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 중인 사안" 즉답 피한 김진태 지사 "억울한 일 당해 모두에게 호소"
행정복합타운 사업 질타…"알토란 같은 도유지 현물출자, 미래세대 허락받았나"
강원 국감 '명태균 공천 개입' 추궁…레고랜드 금융위기 재소환"수사 중인 사안" 즉답 피한 김진태 지사 "억울한 일 당해 모두에게 호소"
행정복합타운 사업 질타…"알토란 같은 도유지 현물출자, 미래세대 허락받았나"
(춘천=연합뉴스) 이재현 기자 =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24일 강원도 국정감사에서는 춘천 고은리 행정복합타운 도시개발사업 타당성과 정치브로커 명태균 공천 개입, 사상 최악의 강릉 가뭄에 대한 질의가 집중됐다.
3년 전 레고랜드발 금융위기 사태를 둘러싼 책임 공방은 "이 중요한 문제도 명씨 자문을 받았느냐"는 질의 과정에서 재소환돼 국정감사장을 뜨겁게 달궜다.
더불어민주당 이광희(청주 서원) 의원은 "춘천 붕어섬, 대관령 풍력단지, 양양 하조대 등 도유지를 현물 출자받아 빚에 허덕이던 강원개발공사의 부채 비율을 낮추는 방법으로 살려낸 뒤 또다시 대규모 공사채(빚)를 내서 행정복합타운이라는 대규모 사업을 강행하겠다는 계획이 타당한지 의문스럽다"고 포문을 열었다.
이 의원은 "평창 알펜시아 개발 사업 실패로 막대한 부채를 떠안은 강원개발공사의 부채 비율을 낮추기 위해 알토란같은 도유지를 현물 출자할 때 과연 미래세대에 허락받았나"라고 따져 물었다.
같은 당 권칠승(경기 화성시병) 의원은 "도청사 이전 부지가 애초에는 캠프페이지 부지였다가 고은리로 변경됐는데, 도정이 바뀔 때마다 행정 행위가 뒤바뀐다면 행정의 연속성과 신뢰성이 흔들리는 것 아닌가"라고 질타했다.
그는 "행정복합타운에 들어설 4천700세대의 공동주택 건립 문제가 춘천시와 갈등을 빚는 논란의 핵심"이라며 "이 같은 대규모 단지를 건립하면서 직접적인 언급 없이 '(상업·업무·미디어 타운) 등'이라는 표현으로 아파트 추진을 명시했다고 하는데 이는 완전히 새로운 해석 아닌가, 너무 편의적 해석"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김진태 도지사는 "대규모 개발사업에서 공동주택은 아주 자연스러운 요소"라며 "경북, 충남, 전남 등이 도청을 옮겼을 때 아파트를 4만호씩 지었는데, 강원도는 4천호도 하지 말라고 하면 사업하기 어렵다"고 받아쳤다.
3년 전인 2022년 9월 불거진 레고랜드 채무불이행(디폴트) 사태를 둘러싼 책인 공방도 다시 불거졌다.
민주당 양부남(광주 서구을) 의원은 "지사 취임 직후 불거진 레고랜드 사태와 관련해 감사원 감사도 받고 최근 그 결과도 나왔다"며 "감사 결과는 국민적 관심사인데, 지사로서 (레고랜드 금융위기) 책임은 없나"라고 물었다.
이에 김 진사는 "보증 선 것을 못 갚겠다(디폴트)고 한 것이 아니라 회생 절차로 하려던 것인데 그 말이 큰 반향을 일으켰다"고 답했다.
같은 당 윤건영(서울 구로구을) 의원은 "채권시장에서 '50조+알파'의 유동성 위기 즉, 레고랜드발 금융위기는 국민의힘조차 비판한다"며 "BNK투자증권은 일종의 채권단으로 협의를 잘해야 하는데, 공식 문서 없이 담당 변호사와의 전화 한 통으로 회생 절차가 이뤄졌다. 이게 얼마나 황당한 일인가"라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2022년 지선 당시 김진태 강원지사의 공천 과정에 정치브로커 명태균씨를 매개로 김건희 여사가 영향력을 발휘했다는 의혹도 이날 국감에서 자연스럽게 도마 위에 올랐다.
양 의원은 "레고랜드 사태에 대해서도 명태균씨에게 자문을 구했나. 도정과 관련한 자문도 명씨에게 자문을 구한 적이 있나. 명씨에게 공천 도움을 받아서 도정에 끌어들인 게 사실인가라고 연속 질문을 이어갔다.
이에 김 지사는 "명씨는 제가 알던, 의논할 수 있는 많은 분 중에 한 분이고, (레고랜드 사태) 당시에는 나만 나쁜 사람으로 몰려서 너무 억울해서 보는 사람들에게 다 얘기했다"고 답했다.
그러자 이번에는 윤 의원이 "서울 만남의 광장에서 명태균을 만나 김건희의 코바나컨텐츠 건물 위치를 받았나"라고 묻자 김 지사는 "국정감사법상 수사 중인 사안에 대해서는 답변하기 곤란하다"고 즉답을 피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같은 당 소속의 김 지사가 수세에 몰리자 구원 등판하기도 했다.
국민의힘 이성권(부산 사하구갑) 의원은 "본질은 명씨는 지사의 지인 중 한 명이고 공천에 대해 의논은 할 수 있는 거 아닌가"라고 묻자 김 지사는 "답변드리기 적절치 않지만, 당시에는 너무 부당하게 컷오프됐고 단식투쟁 끝에 당원과 도민의 선택을 받아 경선을 거쳐 이 자리까지 왔다"고 기존 입장을 거듭 재확인했다.
자연재난으로는 처음으로 재난 사태까지 선포된 강릉 가뭄 대응과 평창 도암댐 활용 문제, 양양 오색케이블카도 도마 위에 올랐다.
j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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