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놀라운 정보력으로 마약범 파악" 주장하나
감청 정보 오판 소지…이민자도 사망했을 가능성
[서울=뉴시스] 강영진 기자 = 미 정부가 카리브해와 동태평양에서 마약 운반 의심 보트를 공격하고 있으나 공격한 근거를 분명히 공개하지 않고 있다고 미 뉴욕타임스(NYT)가 24일(현지시각) 보도했다.
미 정부는 통상적으로 군사 작전을 실행하게 된 정보를 공개하지 않는다. 그러나 작전이 끝난 뒤에는 세부 내용을 설명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보트 공격과 관련해 미 정부는 보트에 마약을 실린 사실을 어떻게 알았는지, 공격으로 사망한 40명이 어떤 사람들인지에 대해 아무런 내용도 밝히지 않았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23일 “놀라운 정보력”을 통해 보트들이 마약 밀수에 사용되는 사실을 파악했다고 밝혔다.
그는 또 지난달에도 “우리는 기록된 증거와 증빙을 가지고 있다. 그들이 언제 출항했는지, 무엇을 실었는지, 그리고 당신이 알고 싶어 할 모든 다른 것들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당시 트럼프는 “화물이 바다 전체에 흩어져 있었다. 코카인과 펜타닐이 든 커다란 자루들이 사방에 흩어져 있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NYT는 공습 후 바다 위에 떠 있는 마약은 코카인 등 부피가 큰 마약일 가능성이 크다면서 펜타닐은 주로 콜롬비아나 멕시코에서 고농축 상태로 매우 작은 포장 단위로 운반되기 때문에 가로채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트럼프의 발언은 그가 감청된 통신 정보와 항공 혹은 위성 영상을 언급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마르코 루비오 국무장관 겸 국가안보보좌관도 “우리는 그들을 처음부터 추적한다”고 말해 미국이 보트에 누가 타고 있고, 어디서 출발하며, 무엇을 실었는지 알고 있다는 인식을 강화시켰다.
공격에 대해 아는 당국자들은 보트들이 마약을 실었다는 내용을 암시하는 감청된 ‘신호정보’가 가장 강력한 정보라고 말했다.
신호정보는 무선 교신이거나 휴대전화로부터의 정보일 수 있다.
일견 신호정보는 매우 강력해 보일 수 있지만 오해의 소지가 있다.
마약 밀매업자들은 테러리스트들처럼 은어로 대화하는 경향이 있다. “코카인을 다 실었고, 이제 트리니다드로 가져가 유럽으로 운반할 준비가 되었다”라는 식의 메시지를 보내는 일은 없는 것이다.
암호로 말하는 마약상들이 허술한 경우도 있고 모호한 대화를 확실한 증거로 잘못 읽는 경우도 있다.
콜린 파월 전 미 국무장관이 이라크 전쟁을 앞두고 이라크 군 장교들이 “개조된 차량”과 “금지된 탄약”에 대해 이야기하는 녹음 일부를 공개하면서 이라크가 국제 사찰단으로부터 화학무기를 숨기고 있다는 증거처럼 설명했다.
그러나 지금 우리가 알고 있듯, 그것은 그 대화를 심각하게 오독한 것이었다. 이라크에는 대량살상무기가 없었다.
당국자들은 이번 공격으로 이어진 정보는 군이 수집했다고 밝혔다. 군은 정부 전체의 신호정보 수집을 관장하는 국가안보국(NSA)을 포함한다.
정보 수집에 대해 보고받은 일부 인사들은 미군이 공격한 보트들이 마약을 운반 중이었음에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말한다. 그러나 관계자들은 남미 지역에 대한 정보가 완벽하지 않음을 인정한다.
당국자들은 베네수엘라의 범죄조직 트렌 데 아라과에 대해 충분한 정보가 없다고 밝힌다. 트럼프는 이 갱단이 베네수엘라 정부의 통제를 받고 있다고 주장했지만, 이는 현재 입수 가능한 증거와 모순된다.
미국은 공습이나 특수 작전 공격에서 표적이 아닌 사람이 사망할 가능성을 파악한다.
그러나 이번 공격에 대해 미 정부는 보트들이 마약을 실었다는 점에 대해 자신 있게 말하면서도, 보트 누가 타고 있었는지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지 않았다.
일부 보트들은 많은 사람들이 타고 있었으며 이는 마약외에도 이민자들이 타고 있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또 보트 탑승자 중 일부는 베네수엘라가 아닌 다른 나라 출신이어서 정부가 마약 밀수 작전에 대해 모든 것을 알고 있었다는 주장과 상충한다.
구스타보 페트로 콜롬비아 대통령은 지난달 중순 공격으로 어부 한 명이 사망했으며, 이는 살인 행위라고 말했다.
미국 당국자들도 베네수엘라 밀매업자들을 목표로 한 공격에서 적어도 한 척 이상의 보트에 콜롬비아인들이 타고 있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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