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금융일반

증시는 '불장'인데 '거래절벽'…기로에선 K-코인

뉴시스

입력 2025.10.26 11:01

수정 2025.10.26 11:01

코스피 21일 하루에만 20조원 가까이 뭉칫돈 몰려 가상자산은 3조7000억원 수준…작년 말 대비 급감 실적 등 상승동력 따라 자금 이동…"당분간 증시 우위"
[서울=뉴시스] 조성우 기자 = 코스피가 전 거래일(3845.56)보다 96.03포인트(2.50%) 오른 3941.59에 마감한 24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지수가 표시되고 있다.코스닥 지수는 전 거래일(872.03)보다 11.05포인트(1.27%) 상승한 883.08에 거래를 종료했다.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1439.6원)보다 2.5원 내린 1437.1원에 주간 거래를 마감했다. 2025.10.24. xconfind@newsis.com
[서울=뉴시스] 조성우 기자 = 코스피가 전 거래일(3845.56)보다 96.03포인트(2.50%) 오른 3941.59에 마감한 24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지수가 표시되고 있다.코스닥 지수는 전 거래일(872.03)보다 11.05포인트(1.27%) 상승한 883.08에 거래를 종료했다.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1439.6원)보다 2.5원 내린 1437.1원에 주간 거래를 마감했다. 2025.10.24. xconfind@newsis.com

[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국내 금융시장의 유동성 흐름이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사상 최고치 랠리를 펼치고 있는 코스피에는 하루 20조원 가까이 되는 뭉칫돈이 몰리며 역대급 불장이 시현되고 있지만, 한때 규모 측면에서 코스피를 위협했던 가상자산 시장은 거래 절벽에 직면했다.

시장의 유동성이 규제 불확실성에 휩싸인 가상자산 시장을 떠나 보다 명확한 상승 동력을 갖춘 증시로 대거 이동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코스피 지수는 연일 사상 최고가를 경신하며 4000 고지를 목전에 두고 있다.

코스피는 지난 15일부터 6거래일 연속 역대 최고점 달성에 성공한 뒤, 23일 3900선을 돌파했다.

이후 24일 종가 기준 3941에 장을 마치며 또다시 기록을 깼다.

이 과정에서 하루 거래대금은 20조원에 육박하며 유동성이 집중되는 모습이다.

지난 21일 코스피 시장에 유입된 거래대금은 이날 하루에만 19조368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후 소폭 줄었지만 22~24일에도 거래대금은 15~17조 수준을 유지했다.

반면 가상자산 시장은 혹한기를 맞았다. 가상자산 시황 분석 사이트 코인게코 기준 지난 24일 기준 국내 5대 원화 가상자산 거래소(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고팍스)의 24시간 합산 거래대금은 약 3조7000억원 수준에 그쳤다.

불과 1년여 전 강세장과 비교하면 시장 에너지가 급격히 위축됐다는 평가다.

코인 시장은 코스피·코스닥이 박스권에 갇혔던 지난해 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 확정 후 투자 수요가 급증하며 하루 거래대금이 20조원 가까이 치솟은 바 있다.

[뉴시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사진=유토이미지). *재판매 및 DB 금지 *재판매 및 DB 금지
[뉴시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사진=유토이미지). *재판매 및 DB 금지 *재판매 및 DB 금지

전문가들은 유동성 격차의 가장 큰 원인으로 규제 환경의 변화를 꼽는다.

국내 증시의 경우 반도체 업황 개선과 본격적인 실적 시즌을 맞아 기대감이 고조된 가운데, 정부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추진 의지가 맞물리며 투자 심리를 강력하게 부양하고 있다. 고질적인 문제로 여겨졌던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골자로 한 상법 개정도 증시 부양의 촉매제로 여겨지고 있다.

가상자산 시장의 경우 올해 '가상자산 이용자 보호법' 1단계 시행 후 스테이블코인 규제·법인 투자 등을 담은 '2단계 입법'이 지연되며 규제 사각지대에 놓인 상태다.

여기에 비트코인 등 주요 가상자산 가격이 모멘텀 부재로 장기간 횡보하며 상승 기대가 낮아진데다가, 지루한 장세에 피로감이 누적되면서 투자 심리도 위축됐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특히 최근 국정감사에서 금융당국이 스테이블코인 관련 이자지급 금지 등 입장을 밝히며 고수익을 추구해왔던 투자자들에게 시장의 매력도가 상당부분 반감했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시장에서는 당분간 증시에 대한 자금 쏠림 현상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KRX 금 시장에서 발생한 '김치 프리미엄' 붕괴 사태 등으로 시장의 취약성을 인지한 투자자들이 실적 개선과 정책적 기대감이란 명확한 상승 동력을 가진 증시에 우위를 둘 것이란 관측이다.

한 자본시장 관계자는 "변동성 측면에서 주식과 코인 모두 위험자산으로 인식되지만 사회적 측면에서 가상자산에 대한 규제적 불확실성이 더 큰 것은 사실"이라며 "재평가 구간에 진입한 국내 증시가 반도체 회복세와 맞물려 나타나고 있는 가격 상승 흐름은 당분간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가상자산 업계에서는 "시장이 투자 매력도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규제 불확실성 해소뿐만 아니라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승인과 같은 강력한 상승 모멘텀이 절실한 상황"이라며 "장기적으로는 해외 이탈 수요를 감안해 국내에서도 파생상품 거래를 허용하는 방안 등을 검토할 필요도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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