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신건웅 기자 = 코스피 지수가 4000선을 넘으며 연일 사상 최고가를 기록 중이지만, 종목별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이 랠리를 지속 중인 것과 달리 다른 종목들은 우울한 모습이다.
실제 연초 이후 68.53% 오른 코스피 지수 수익률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제외하면 약 16%포인트 줄어든다. 심지어 4개 종목 중 1개는 올해 수익률이 마이너스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지수는 이날 4042.83으로 거래를 마쳤다.
연초 이후 수익률은 68.49%로, 주요국 증시 중 1위를 차지했다. 미국 S&P500(15.47%)은 물론 일본 닛케이225(26.71%)와 중국 선전종합지수(29.72%) 등에 모두 앞섰다.
지난해 말 1963조3288억 원이던 코스피 전체 시가총액은 3325조8936억 원으로 69.4% 불어났다.
다만 시가총액 1, 2위인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를 제외하면 상승률이 대폭 낮아진다. 삼성전자(삼성전자우 포함)는 같은 기간 시총이 353조9640억 원에서 이날 668조9179억 원으로 88.98% 늘었고, SK하이닉스는 126조5996억 원에서 389조4813억 원으로 207.65% 증가했다.
코스피 전체 시가총액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제외하면 1482조7652억 원에서 2267조4944억 원으로 52.92% 늘어나는 수준에 불과하다. 사실상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지수 상승을 이끈 셈이다.
더욱이 코스피 951개 종목 중 262개 종목(27.55%)이 연초 이후 손실 중이다. 코스피 수익률(68.49%)을 웃도는 종목은 132개에 불과하다.
전문가들은 앞으로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위주의 장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조수홍 NH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인공지능(AI)투자가 확대되고 있고, 관련 산업 확장이 지속되고 있다"며 "(반도체주의) 우상향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승영 한화증권 연구원도 "코스피는 10월 들어서만 15% 올랐고 시가총액 증가분의 54%를 반도체가 차지한다"며 "같은 기간 올해 순익 컨센서스는 반도체가 4조9000억 원 상향됐고 그 외 업종은 1조4000억 원 하향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2026년 순익 컨센서스는 반도체가 19조3000억 원 상향된 반면 그 외 업종은 4000억 원 낮아졌다"며 "반도체의 상승은 근거가 있지만 다른 업종들은 약해 보인다. 반도체를 줄이고 다른 업종을 늘리는 건 좋은 선택이 아닐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시장에서는 삼성전자랑 SK하이닉스만 오르는 장이 이어지면 해당 종목을 가지고 있는 투자자와 아닌 투자자의 격차가 벌어질 것으로 봤다.
수급이 삼성전자로 집중됐기 때문이다. 지난 5월 이후 코스피가 랠리하는 동안 외국인투자자 순매수 1위는 삼성전자, 2위는 SK하이닉스로 각각 11조8110억 원, 2조64억 원 담았다. 3위는 삼성전자우로 1조4606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 기간 외국인 전체 순매수 규모(21조8581억 원)의 69.89%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집중된 셈이다. 같은 기간 기관 역시 삼성전자를 1조8832억 원 순매수해 가장 많이 샀다.
업계 관계자는 "특정 종목으로 쏠림 현상이 나타난다면 다른 종목들은 오히려 자금이 빠져나갈 수 있다"며 "주도주에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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