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세안 국가와의 경제 협력 강화와 온라인 스캠 범죄 공동 대응 등 성과를 안고 돌아온 이 대통령은 곧바로 한미, 한중, 한일 정상회담은 물론 미중 정상회담까지 예정돼 있는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슈퍼위크' 정점에 들어선다.
이 대통령은 이날 밤 11시15분쯤 김혜경 여사와 함께 공군1호기를 통해 서울공항으로 귀국했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와 김병기 원내대표, 강훈식 비서실장, 우상호 정무수석,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이 마중나왔다.
한-아세안 교역 3000억 달러 시대 제시…초국가범죄 공조 성과
이 대통령은 이번 아세안 정상회의에서 한-아세안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CSP·Comprehensive Strategic Partnership)를 실질적으로 발전시키기 위해 한-아세안 연간 교역액 3000억 달러 시대를 열겠다고 선언했다.
아울러 아세안 의장국인 말레이시아 안와르 이브라힘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고 한-말레이시아 자유무역협정(FTA)을 타결하고 양국 간 디지털, 인공지능(AI) 등 전략산업 분야에서 협력을 가속화하기로 했다.
아울러 이 대통령은 아세안 회원국과 온라인 스캠 등 초국가범죄 공동 대응하기로 했다. 특히 이 대통령은 훈 마넷 캄보디아 총리와 양자 회담에서 한국인 대상 온라인 스캠 대응 공동 태스크포스(TF)인 '코리아 전담반' 구성에 합의하며 실질적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내일부터 경주 APEC 일정 시작…미중일 연쇄 정상회담
귀국 후에는 이재명 정부 출범 후 첫 국내 다자 외교 무대인 경주 APEC 정상회의가 기다리고 있다. APEC 계기 한미·한중·미중 등 정상회담도 연쇄적으로 개최된다. 29일에는 한미 정상회담, 30일에는 미중 정상회담, 내달 1일에는 한중 정상회담이 잇따라 열린다.
이 대통령은 지난 8월 한미 정상회담 이후 약 두 달 만에 트럼프 대통령과 두 번째 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한미 정상회담에서는 관세·안보 등 주요 현안을 논의한다.
다만 APEC 계기 한미 관세 협상 타결 전망은 밝지 않다. 이 대통령은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투자 방식, 투자 금액, 일정, 손실 부담 등 모든 것이 여전히 쟁점으로 남아 있다"고 밝혔다. 오현주 대통령실 국가안보실 3차장도 외신기자클럽 간담회에서 "이번에 바로 타결되기는 어렵지 않나 생각한다"고 했다.
11년 만에 국빈 방문하는 시진핑 주석과의 회담도 관건이다. 한미동맹을 기반으로 중국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겠다는 '국익 중심 실용 외교'가 시험대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중국 정부가 한화오션의 미국 자회사를 겨냥해 제재를 발표한 것과 관련해서도 해법이 마련될지 주목된다. 이 대통령은 "매우 유감스럽고 이해하기 어렵다"면서도 "그럼에도 우리는 미국을 중시하면서도 중국과 좋은 관계를 유지한다는 기본 입장을 계속 고수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카이치 사나에 신임 일본 총리와 이 대통령 간 한일 정상회담은 30일 성사될 것이란 관측이 높다. 전임 이시바 시게루 총리와 훈풍이 돌았던 한일 관계 역시 새로운 변곡점을 맞이할 전망이다.
북미회담 가능성…李대통령 한반도 평화구상 힘 받을까
APEC 계기 깜짝 북미 회담의 가능성은 낮지만, 열려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만나고 싶다는 의사를 지속해서 밝혀 왔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지난 2019년 판문점에서 깜짝 북미 정상 회동을 가진 바 있다. 당시 방일 중이던 트럼프 대통령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북미 회동을 제안했고 32시간 후 판문점에서 김 위원장을 만났다. 이번에도 트럼프 대통령이 즉흥 만남을 제안하고 북미 회담이 성사될 가능성이 있다.
이 대통령은 "이번 APEC 계기에 혹여라도 가능성이 크지는 않다"면서도 "북미가 전격적으로 만날 수 있다면 전적으로 환영하고 적극적으로 지원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