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트럼프 북미회담 거론중에…北최선희·러 외무 "美가 긴장 높여"(종합)

연합뉴스

입력 2025.10.28 02:28

수정 2025.10.28 15:47

러 외무장관과 회담서 "북러 관계 새로운 수준…러 정책 지지" 러 "한반도 등 세계 긴장 원인은 美…北 주권 수호 조치 지지"
트럼프 북미회담 거론중에…北최선희·러 외무 "美가 긴장 높여"(종합)
러 외무장관과 회담서 "북러 관계 새로운 수준…러 정책 지지"
러 "한반도 등 세계 긴장 원인은 美…北 주권 수호 조치 지지"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에게 꽃다발 받은 최선희 북한 외무상 (출처=연합뉴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에게 꽃다발 받은 최선희 북한 외무상 (출처=연합뉴스)

(모스크바=연합뉴스) 최인영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미 정상회담 가능성을 거론한 가운데 최선희 북한 외무상은 27일(현지시간) 러시아에서 미국을 비난하며 '북러 밀착'을 다시 한번 공고히 했다.

최 외무상은 이날 모스크바에서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과 회담하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예방했다.

러시아 외무부는 이번 회담에서 라브로프 장관과 최 외무상이 지난해 6월 평양 정상회담 때 푸틴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체결한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 조약'(북러조약)의 조항을 이행하겠다는 확고한 약속을 재확인했다고 성명을 통해 밝혔다.

러시아 외무부는 또 양국이 국제 정세를 논의하는 과정에서 한반도와 동북아시아, 전 세계에서 긴장이 고조되는 이유가 '미국과 그 동맹들의 공격적 행동'이라는 데 공통된 이해가 표명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러시아 측은 북한 지도부가 주권을 보호하고 안보를 보장하기 위해 취한 조치들에 전적인 지지를 표했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과 만날 의향을 강력히 제시하는 가운데 러시아와 북한이 함께 미국을 비난하고 북한에 대한 러시아의 지지를 재차 강조한 것이다.

아시아 순방 중인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전용기에서 취재진에 "아직 아무것도 정해지지 않았지만, 그(김정은)가 만나고 싶어 한다면 만나고 싶다"며 "그가 만나고 싶어 하면 나는 한국에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러시아 외무부는 "이번 회담의 결과는 질적으로 새로운 동맹의 단계에 도달한 전통적으로 우호적인 러시아와 북한의 관계를 발전시키고 강화하는 데 큰 추동력을 제공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러시아 외무부는 이날 회담에서 양측이 실무 측면을 포함해 북러 관계 발전 현안을 심도 있게 논의했으며 푸틴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평양 정상회담과 지난 9월 중국 베이징 정상회담에서 합의한 내용에 초점을 맞췄다고 밝혔다.

회담하는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과 최선희 북한 외무상 (출처=연합뉴스)
회담하는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과 최선희 북한 외무상 (출처=연합뉴스)

러시아 외무부가 공개한 영상에 따르면 이날 최 외무상은 라브로프 장관과 회담을 시작하면서 지난 9월3일 베이징에서 열린 전승절 80주년 열병식을 계기로 북러 정상이 만나 회담한 것이 "조로(북한과 러시아) 사이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보다 새로운 높은 관계로 도약시킨 일"이라고 평가했다.

최 외무상은 북한의 광복절, 조선노동당 창건 80주년을 맞아 러시아 국가안보회의와 통합러시아당 대표단이 방문하고 과학, 보건, 체육 등 분야에서 상호 대화와 교류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국가 주권과 영토 안보, 국제적 정의를 수호하는 러시아 지도부의 정책을 변함없이 지지하고 조약을 성실히 이행한다는 것이 북한의 대외정책적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전날 모스크바에 도착한 그는 오는 28∼29일 벨라루스에서 열리는 유라시아 안보 회의 참석과 관련해 라브로프 장관의 초청으로 러시아를 실무 방문하게 됐다며 감사를 표했다.

이에 라브로프 장관은 "지난 3개월 반 사이에 러시아와 북한의 관계는 2024년 6월 평양 정상회담에서 체결된 기본 합의를 발전시키는 강한 추동력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7월 북한 원산을 방문해 김 위원장, 최 외무상과 만난 바 있다.

라브로프 장관은 베이징에서 열린 북러 정상회담에서 정의로운 세계 질서 구축에 기여하는 새로운 공동 과제가 제시됐다고 덧붙였다.

또 "러시아의 쿠르스크 해방에 참여한 북한군의 영웅적 행동을 언제나 잊지 않을 것"이라며 북한의 쿠르스크 파병에 재차 감사를 표하고 "이 위업은 우리의 우정과 역사적 유대를 더욱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특별군사작전' 정책에 변함없는 지지를 표하는 것에도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지난 23일 북한에서 쿠르스크 해방작전 참전 영웅 추모관 착공식이 열렸다며 "내년 2월로 예정된 개관식 일정이 준수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라브로프 장관은 이번 회담에서 북러 상호 관계와 국제 정세 등을 논의하고 유엔 등 국제기구에서 함께 취할 조치에 대해 의견을 나누겠다고 설명했다.

회담에 앞서 라브로프 장관은 최 외무상에게 환영의 꽃다발을 건넸다.

러시아 방문한 최선희 북한 외무상 (출처=연합뉴스)
러시아 방문한 최선희 북한 외무상 (출처=연합뉴스)

러시아와 북한은 북러조약 체결 이후 군사 분야를 포함해 전방위적으로 관계를 강화하고 있다. 특히 이 조약에는 한쪽이 침공받아 전쟁 상태에 처하면 군사 원조를 제공할 수 있다는 조항이 포함돼 북러 관계를 동맹급으로 끌어 올렸다는 평가를 받는다.

북한은 이 조항을 근거로 우크라이나의 침공을 받은 러시아 쿠르스크에 군을 파병했다. 이밖에 북한이 러시아에 포탄과 미사일을 제공하며 러시아의 특별군사작전을 지원하고 러시아는 그 대가로 군사 기술을 전수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최 외무상은 회담 후 크렘린궁에서 푸틴 대통령과 만났다. 이 자리에서 최 외무상은 푸틴 대통령과 트럼프의 북미 정상회담 언급에 대한 북한의 입장을 전달하고 의견을 들었을 가능성이 있다.

최 외무상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러시아 방문 시기를 논의할지도 주목된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해 6월 평양에서 북러 정상회담을 한 뒤 김 위원장에게 모스크바 방문을 초대했고, 지난 9월 중국에서 다시 만나서도 러시아 답방을 초대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상황 관련해 조만간 열릴 것으로 기대됐던 미·러 정상회담이 무산되고 미국과 유럽연합(EU)의 제재 등으로 압력이 가중된 상황도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abbi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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