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소리 크고 직설적이며 계획된 여행 좋아하고
유럽에 거의 없는 돈 더 내고 줄 서지 않기 선호
캐나다인은 집단 이익, 미국인은 개인 이익 중시
[서울=뉴시스] 강영진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관세전쟁을 일으키면서 미국인들이 해외여행 중 자신을 캐나다인으로 위장하는 현상을 플래그 재킹(flag jacking: 직역하면 “국기 도용”)이라고 한다.
플래그 재킹을 하는 미국인들은 가방에 단풍잎 깃발을 붙이고 국적에 대해 거짓말을 한다. 이 현상은 1960~70년대 베트남전 반대 여론이 높던 시절에도, 2000년대 초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이라크 전쟁을 일으켰을 때도 급증했었다.
미국인들의 플래그 재킹에 캐나다인들은 분노한다. 비겁하고 특권의식적이라면서 사람들이 미국인임을 금방 알아볼 것이라고 비판한다.
과연 플래그 재킹이 통할까?
섭씨와 화씨 중 어느 쪽을 쓰는가, 프랑스계 캐나다식 혹은 미국 남부식 등 뚜렷한 지역 억양, “캐나다의 수도는 어디인가?”(정답은 오타와), “토론토는 어떻게 발음하는가?”(토론토 사람들은 두 번째 ‘t’를 발음하지 않는다) 같은 질문에 대한 반응 외에, 세상은 정말로 미국인과 캐나다인을 구분할 수 있을까?
유럽의 여행 가이드들은 미국인과 캐나다인들이 확연히 구분된다고 말한다.
런던에서 부유층 상대 여행사를 운영하는 데니사 포드라즈스카는 “해외에서 미국인을 알아보는 가장 쉬운 방법 중 하나는 그들을 보기 전에 그들의 목소리를 듣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항상 미국인들의 목소리가 들린다. 그들은 시끄럽다. 아주 친절하지만, 정말 시끄럽다”면서 “캐나다인들은 미국인만큼 눈에 띄지 않는다. 대화를 할 때 두 테이블 건너에서도 들리지 않는다”고 말했다.
파리의 여행사 운영자 베르트랑 달레망은 “캐나다인들은 즉시 자신이 캐나다인이라고 밝힌다”면서 미국인과 혼동당하지 않기 위한 것이라고 했다.
다른 가이드의 말에 따르면, 미국인들은 더 솔직하고 직접적이다
이처럼 여행 업계 종사자들은 미국인과 캐나다인 여행자의 차이를 분명히 인식한다.
호주 출신으로 미국에서 여행사를 운영하는 리 반스는, 캐나다인들이 새로운 활동과 즉흥적 경험에 개방적인 반면, 미국인들은 보다 잘 준비된 여행을 선호한다고 밝혔다.
또 캐나다인들은 무언가에 불만이 있어도 드러내지 않고 조용히 삭이는 반면, 미국인들은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 즉각적으로 불만을 표출하는 경향이 있다고 덧붙였다.
그밖에도 미국인들은 줄을 서지 않기 위해 추가 요금을 내더라도 ‘줄 건너뛰기’를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유럽에는 줄 건너뛰기 관행이 거의 없다.
런던 여행업자 찰리 해리슨은 미국문화가 세계의 기준이라고 생각하는 태도를 경계하라고 미국 관광객들에게 경고했다.
그는 영국인들에게는 억양이 있지만 자신들은 없다고 주장하는 미국인들이 있다면서 “‘나는 정상적으로 말하지만 다른 사람들은 그렇지 않다’는 생각을 가진 것”이라고 했다.
캐나다의 콘텐츠 크리에이터 겸 작가인 스튜어트 레이놀즈는 레이놀즈는 캐나다인과 미국인 여행자의 차이에 대해 “전반적으로 캐나다인들은 집단의 이익을 우선하지만 미국인들은 개인의 이익을 더 중요하게 여긴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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