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금융일반

카드업계, 규제·보안·연체 삼중고…수익성 방어 '빨간불'

뉴시스

입력 2025.10.29 07:01

수정 2025.10.29 07:01

삼성·신한·하나카드, 3분기 순이익 감소 카드론 잔액 4개월 사이 8000억원 하락
[서울=뉴시스] 황준선 기자 = 서울 시내 한 거리에 붙은 신용카드 대출 광고물. (사진=뉴시스DB) hwang@newsis.com
[서울=뉴시스] 황준선 기자 = 서울 시내 한 거리에 붙은 신용카드 대출 광고물. (사진=뉴시스DB) hwang@newsis.com


[서울=뉴시스]권안나 기자 = 카드업계가 규제 강화와 보안 부담, 연체율 상승의 '삼중고'에 직면하면서 수익성 방어에 비상이 걸렸다. 특히 정부의 대출 규제 여파로 카드사 수익의 주요 축인 카드론 규모가 감소세를 이어가면서, 하반기 실적에 직격탄이 되고 있다.

29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전날 분기 실적을 발표한 카드사인 삼성카드와 신한카드, 하나카드의 3분기 당기순이익은 일제히 하락했다.

삼성카드의 지난 3분기 당기순이익은 1617억원으로 전년비 4.2% 감소했다. 같은기간 신한카드는 1338억원, 하나카드는 598억원의 순이익을 거뒀다.

전년비 각각 22.8%, 11.8% 줄어들며 두자릿수 줄었다.

이는 카드사들의 주요 수익원인 카드론 규모가 정부의 고강도 대출 규제 이후 쪼그라든 것과 무관하지 않다. 카드사들은 가맹점 수수료 하락으로 본업 대신 카드론 등 금융상품을 통해 수익을 방어해왔다.

지난 9월 말 기준 국내 전업 카드사 9곳(신한·삼성·KB국민·하나·우리·BC·롯데·현대·NH농협카드)의 카드론 잔액은 약 41조8375억원을 기록했다. 6.27 부동산 대책이 있기 전인 5월 말 42조6571억원 규모에서 4개월 사이 8196억원이 증발했다.

연체율 상승도 카드사 실적에 또 다른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금융감독원 자료에 따르면 올해 8월 말 기준 카드대출(현금서비스+카드론) 중 1개월 이상 연체된 금액은 1조4830억원에 달해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연체율 3.3%로 집계됐다. 고금리 장기화와 경기 둔화로 인해 취약 차주의 상환 여력이 약화된 것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이에 카드사들이 충당금을 추가로 쌓으며 손실 확대에 대비하면서 비용 부담이 커지고 있다.

최근 불거진 롯데카드 해킹 사태도 업계 전반에 파장을 미치고 있다. 개인정보 유출로 인한 소비자 불안이 확산되자 금융당국은 카드사 전반의 보안 체계를 재점검하겠다는 방침을 내놨다. 이에 따라 카드사들은 대규모 정보보호 예산 추가 편성에 나서야 하는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정부가 시행한 '민생회복 소비쿠폰' 지급의 주체로 카드사들의 결제 이익 효과를 기대했지만, 실적 개선을 이끌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민생회복 소비쿠폰 결제 대금을 가맹점에 선지급한 뒤 정부에게 사후 보전받는 과정에서 단기 유동성 조달을 위한 이자 비용이 발생했고, 결제망의 인프라 구축과 유지비 등의 부대비용도 모두 카드사가 부담하기 때문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소비쿠폰으로 결제액이 늘어날 수 있지만 제반 비용도 만만치 않다"며 "규제와 대손 비용 확대로 카드사 전반적으로 영업이익이 지난해를 밑돌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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