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美 탈중국 공급망 의지 선언할까…K-배터리 위기 속 기회

뉴시스

입력 2025.10.29 11:13

수정 2025.10.29 11:13

[서울=뉴시스] 권창회 기자 = 지난달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전기차가 충전되고 있다. 2025.09.09. kch0523@newsis.com
[서울=뉴시스] 권창회 기자 = 지난달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전기차가 충전되고 있다. 2025.09.09. kch0523@newsis.com
[서울=뉴시스] 류인선 기자 = 경주 APEC(에이펙,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행사를 계기로 미국이 공급망 재편 의지를 밝힐지 주목된다. 중국 중심의 공급망에서 벗어나겠다는 것인데, 배터리 업계에는 반등의 기회가 될 수 있다.

29일 업계 등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경주로 입국해 이재명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등 공식 일정을 수행한다. 정상회담과 기조연설을 통해 탈(脫)중국 공급망을 강조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오는 30일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과의 정상회담에서 관세 협상의 종지부를 찍을 예정이지만, 공급망 중심지를 중국에서 미국으로 옮기겠다는 의지를 계속 밝히고 있다.



그가 전날 다카이치 사네 일본 총리와 정상회담에서 희토류 협력을 의제로 올린 것도 이와 같은 맥락으로 해석된다. 중국이 '비장의 카드'로 희토류 수출 통제에 나서자 탈중국 공급망 재편에 속도를 낸다는 것이다.

공급망 재편은 한국 배터리 업계에게 위기이자 기회이다. 배터리 4대 소재 중 음극재와 분리막은 중국 점유율이 90% 안팎에 이를 정도로 중국 의존도가 높다.

미국은 배터리 분야 탈중국 의지를 분명하게 밝힌 바 있다. 올해 7월 트럼프 대통령이 서명한 OBBBA(하나의 크고 아름다운 법)는 중국산 원재료 비율을 2026년부터 40% 미만, 2030년부터 15% 미만으로 줄이도록 했다.

배터리 업체들은 중국산 비중을 낮추기 위해 공급망을 다변화해야 하는 숙제를 받았지만, 이를 완수하면 미국 배터리 시장 점유율을 확대할 수 있다.

포스코퓨처엠이 지난 4월 음극재용 구형흑연 생산을 위해 4000억원 가까운 자금을 투자한 것이 대표적인 예다. 중국 기업 점유율이 95%에 달하는 음극재 시장에서 비(非)중국 음극재 벨류체인 구축에 나서는 것이다.

최근에는 글로벌 완성차 업체에 천연흑연 음극재 6700억원 규모를 공급하는 계약을 따내기도 했다. 2011년 음극재 사업을 시작한 이후 최대 성과이자, 수출선 다변화에 성공했다는 의미가 있다.


양극재 분야에선 포스코퓨처엠이 국산 자급 전구체를 원료로 한 양극재를 미국으로 초도 출하하기도 했다. SK온도 에코프로이노베이션으로부터 국내산 수산화리튬 6000톤을 공급받기로 하는 등 중국산 비중을 지속적으로 낮추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과 중국의 무역협상이 타결되더라도 공급망 재편은 계속될 것"이라며 "K-배터리는 소재부터 셀까지 벨류체인을 구축하고 있는 몇 안되는 비중국 기업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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