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음속 순항 미사일 요격 어렵지 않아"
美골든돔엔 위협 될수도…"러에 협상력"
문제는 극초음속…오레시니크 전진배치
[서울=뉴시스] 김승민 기자 = 러시아가 최근 시험 발사에 성공했다고 발표한 핵추진 순항미사일 '부레베스트니크'는 위협적인 신무기가 아니라는 미국 언론 평가가 나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8일(현지 시간) '푸틴, 오래된 미사일 기술로 새로운 메시지 전달' 제하의 기사를 통해 "전문가들은 이 무기가 여러모로 시대착오적(anachronistic)이라고 지적한다"고 보도했다.
부레베스트니크 미사일은 음속에 못 미치는 아(亞)음속 발사체인데, 아음속 탄두 격추는 현대 방공 기술력으로 어려운 일이 아니라는 것이 중론이라고 신문은 전했다.
WSJ은 "러시아는 오래 전부터 토마호크 같은 아음속 순항미사일로 미국을 타격하는 것을 포함한 핵 전쟁 시나리오를 그려왔으나, 최근 몇달간 우크라이나에서는 이런 미사일이 쉽게 요격된다는 것이 드러났다"고 짚었다.
미국은 이미 1950년대에 핵추진 순항미사일 개발에 착수했으나 고고도로 올라가 빠르게 비행하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기술이 발전하면서 연구를 중단했다고 한다.
더글러스 배리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 수석펠로우는 "(핵추진 순항미사일은) 일종의 과학 실험이었다. 실용성이 부족하고 취약성도 크다"고 짚었다.
전문가들은 또 핵추진 미사일인 부레베스트니크가 방사능을 방출할 수밖에 없다는 점도 요격에 취약한 요소라고 봤다.
러시아가 부레베스트니크를 쏘기 위해 원자로를 가동할 경우 미국은 곧바로 감지할 수 있기 때문에, 미사일 발사를 마치기도 전에 발사대가 표적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군축담당관을 지낸 윌리엄 앨버크 태평양포럼 선임연구원은 "그들이 원자로를 가동하는 순간 우리가 알게 된다"고 했다.
다만 순항미사일은 ICBM에 비해 저고도로 비행하기 때문에, 고고도 방공에 집중하는 트럼프 행정부의 '골든돔' 체계에는 위협이 될 수도 있다고 WSJ은 짚었다.
신문은 "골든돔은 저공비행하는 부레베스트니크가 아닌 훨씬 높은 고도의 ICBM을 요격하도록 설계됐다"며 "이것(부레베스트니크)은 향후 군축 협상이 재개될 때 모스크바에 협상력을 제공할 수 있다"고 봤다.
한편 전문가 분석에 따르면 미국이 주목하는 러시아 무기는 극초음속(hypersonic) 발사체다.
WSJ은 "미국은 러시아와 중국이 연구해온 극초음속 미사일에 대한 방어 능력은 현재 갖추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전쟁 과정에서 킨잘 공대지미사일, 오레시니크 중거리탄도미사일 등 극초음속 무기를 실전배치한 상태다.
리아노보스티통신에 따르면 러시아 동맹국 벨라루스도 오는 12월 민스크에 오레시니크 미사일을 실전배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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