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통령은 이날 국립경주박물관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에 앞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신라 천마총 금관을 본떠 특별 제작한 모형을 선물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금관을 유심히 살펴봤고 "매우 특별하다"고 말했다.
김태진 외교부 의전장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한반도를 최초로 통일한 고대 왕국 신라의 대표적인 천마총 금관"이라며 "하늘의 권위와 지상의 통치를 연결하는 신성함, 지도자의 강력한 리더십과 권위를 상징한다"고 설명했다.
주요 외신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받은 금관의 화려한 형태에 주목하며 신라 역사를 상세히 보도했다.
미 CNN방송은 "트럼프 대통령이 숨 가쁜 아시아 순방 중 또 하나의 시선을 사로잡는 선물을 받았다"며 한국 국립중앙박물관 설명을 인용해 금관이 '신성한 권위와 절대적 통치'를 상징한다고 소개했다.
매체는 금관이 제작된 신라의 역사에도 주목하며 "한반도를 통치한 3개의 고대 왕조 중 하나로, 5~6세기 만들어진 신라의 예술품은 특히 정교하다고 평가된다"고 설명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신라는 10세기까지 1000년 가까이 한반도 대부분을 통치하고 경주를 수도로 삼았다"며 "금을 잘 사용하고 실크로드(고대 동서 문명의 교역로)를 통한 활발한 무역을 펼쳐 '황금의 나라'로 불렸다"고 보도했다.
WP는 다만 미국 전역에서 '노 킹스'(No Kings·왕은 없다) 반트럼프 시위가 한창이라며 "트럼프가 군주처럼 통치한다는 비난이 시위의 뿌리"라고 언급, 이번 금관 선물과 미국 내 반(反)트럼프 기류를 연결지었다.
AFP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에선 왕은 없다고 요구하는 시위에 직면해 있지만 한국 관료들은 군주를 사랑하는 이 권력자에게 복제 황금 왕관을 준비했다"고 보도했다.
뉴욕포스트(NP)도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에서 700만 명이 참여한 대규모 노 킹스 시위 2주 만에 '왕관'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영국 데일리 메일은 "트럼프가 노 킹스 시위대를 약간 화나게 할 수도 있는 선물을 받았다"고 했다.
지난 18일 미국 전역의 도시에서 열린 노 킹스 시위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언론 인터뷰를 통해 "그들은 나를 왕이라고 부르고 있지만 나는 왕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트럼프 측근들은 "이런 시위가 열릴 수 있는 것 자체가 트럼프가 왕이 아니라는 의미"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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