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투자 1조369억원…전년比 18.8%↑
5년간 R&D 투자 연평균 14.8% 증가세
"임상 참여 절차 간소화 등 제도 개선"
[서울=뉴시스]이승주 기자 = 글로벌 제약사들의 국내 연구개발(R&D)에 대한 투자가 꾸준히 확대되면서, 지난해 투자 규모가 1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글로벌의약산업협회(KRPIA)는 국내에 진출한 KRPIA 소속 회원사 33개 글로벌 제약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2025년 KRPIA 연구개발 및 투자현황 보고서'를 30일 발표했다.
이번 보고서에는 지난해 기준 R&D 투자비용, 고급 연구인력 양성 및 일자리 창출, 임상연구 현황, 제도 개선 제언 등이 담겼다. 글로벌 제약사의 국내 연구개발 및 투자 현황을 종합적으로 점검하고 산업 생태계 기여도를 공유하기 위해 매년 발간되는 정기 조사 결과다.
조사 결과 글로벌 제약사의 지난해 국내 임상연구 투자 규모(해외 본사의 국내 직접 투자 제외)는 약 1조369억원으로 전년 대비 18.8% 증가했다.
최근 5년간 R&D 투자비용은 연평균 14.8% 증가세를 유지했으며, 이 중 임상 단계에서 사용되는 의약품 개발 관련 비용이 전체의 42.9%(약 4452억원)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글로벌 제약사의 이러한 R&D 확대는 단순한 투자를 넘어 임상연구의 질적 성장을 견인하고 있다.
항암제와 희귀질환 치료제 등 미충족 의료 수요가 높은 영역을 중심으로 연구가 확대되고 있다. 최근 5년간 주요 임상연구 대비 항암제 임상연구는 연평균 5.7%, 희귀질환 치료제는 10.1% 증가했다.
지난해 기준으로는 항암제 임상연구가 974건(69.4%), 희귀질환 치료제 임상연구가 184건(13.1%)을 차지했다.
작년 한 해 동안 국내에서 수행된 임상연구는 총 1691건이다. 전년 대비 소폭(1.9%) 감소했으나 최근 5년간 연평균 3.1%의 증가세를 유지하며 꾸준한 성장 흐름을 보였다.
1~3상 임상연구 참여 환자 수는 2만2696명으로 전년 대비 10.3% 증가했다. 418명의 환자가 치료목적 사용승인을 통해 임상연구용 의약품을 투여받았다. 3상 임상연구는 전년 대비 3.6% 증가한 667건으로 각 단계별 임상 중 가장 높은 성장률을 보였다.
또한 글로벌 제약사의 꾸준한 임상연구 투자는 국내 고급 연구인력 양성과 고용 발전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
R&D 활동 종사 인력은 총 2470명으로 전년 대비 7.4% 증가했으며, 2019년 이후 5년간 지속적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전체 R&D 인력 중 임상연구 인력이 52.6%를 차지했다.
KRPIA는 한국이 지난 10년간 제약·바이오 산업의 빠른 성장과 의료 인프라, 높은 임상연구 참여율, 정부 육성 정책 등을 기반으로 임상연구 강국으로 자리매김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한국의 글로벌 임상연구 점유율이 최근 1년 만에 6위로 하락하고, 서울 역시 도시별 임상연구 점유율이 같은 기간 1위에 2위로 떨어져 중국 베이징에 선두를 내줬다고 지적했다.
경쟁력 보완을 위해 KRPIA는 제도적 기반 강화를 강조하며 ▲임상연구 참여 절차의 간소화 ▲분산형 임상연구(DCT)의 제도화 ▲혁신 신약의 급여 및 약가 결정 제도 개선 등 세 가지 과제를 제언했다.
이어 "한국이 보유한 연구 인프라와 인재 역량을 기반으로, 환자들이 혁신 치료제에 보다 신속하게 접근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나아가 명실상부한 글로벌 임상·R&D 허브로 도약해 나가기 바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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