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소방청장, 이상민과 통화 후 '단전·단수가 소방 임무냐' 물어"

연합뉴스

입력 2025.10.30 18:21

수정 2025.10.30 18:21

李 공판서 계엄때 소방청 간부 증인신문…"통화중 특정 언론사 메모도" "회의 참석자들 당황…'李가 단전·단수 지시했구나' 인식할만한 상황"
"소방청장, 이상민과 통화 후 '단전·단수가 소방 임무냐' 물어"
李 공판서 계엄때 소방청 간부 증인신문…"통화중 특정 언론사 메모도"
"회의 참석자들 당황…'李가 단전·단수 지시했구나' 인식할만한 상황"

공판 출석하는 이상민 전 장관 (출처=연합뉴스)
공판 출석하는 이상민 전 장관 (출처=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이도흔 기자 = 12·3 비상계엄 선포 후 당시 소방청장이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과 통화하며 언론사들을 메모하고, 전화를 끊은 뒤 단전·단수를 언급했다는 증언이 나왔다.

김학근 소방청 장비총괄과장은 30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2부(류경진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이 전 장관의 내란 중요임무 종사 등 혐의 속행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이같이 진술했다.

김 과장은 지난해 12월 3일 밤 비상계엄이 선포된 후 출근 지시를 받고 소방청에 도착했고 당시 소방청에서 허석곤 전 소방청장, 이영팔 전 차장, 국장과 과장 등 간부들이 모여 상황판단 회의를 열었다고 했다.

김 과장은 "당시 (회의실이) 소란스러웠는데, 청장이 전화를 받으며 조용히 해달라는 손짓을 했다"며 허 전 청장이 회의 중 이 전 장관과 통화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화를 끝내고 허 전 청장이 '단전·단수가 우리 소방의 임무냐, 우리가 할 수 있냐'는 말을 했던 거로 기억한다"며 "제 기억으로는 행안부 장관으로부터 전화를 받았구나 기억한다"고 했다.



김 과장은 허 전 청장의 말을 들은 뒤 "회의 참석자들이 당황해서 웅성웅성했다"며 당시 참석자들은 이 전 장관이 허 전 청장에게 언론사 단전·단수를 지시했다는 점을 충분히 인식할만한 상황이었다고 증언했다.

김 과장은 허 전 청장이 통화 중에 특정 언론사를 되뇌며 메모했다고도 밝혔다. 언급된 언론사에 대해서는 "MBC, 한겨레, JTBC가 기억난다. 몇 군데를 더 이야기했는데 모르는 곳도 있었다"고 했다.

이날 공판에는 황기석 전 서울소방재난본부장과 조선호 전 경기소방재난본부장도 증인으로 출석했다.

황 전 본부장은 지난해 12월 3일 오후 11시 40분께 이영팔 전 소방청 차장이 전화해 '비상계엄 포고령과 관련해 경찰청에서 협조 요청이 오면 잘 협조해달라'는 취지로 두 번 말했다고 밝혔다.

오후 11시 50분께에는 허 전 청장이 전화해 "서울 상황이 어떠냐고 물었고, 경찰청 협조 요청이 있었는지 물어보고 상황관리를 잘하라는 취지로 말했다"고 진술했다.

조 전 본부장은 비상계엄 이후 언론 보도 등으로 단전·단수 지시에 관한 이야기가 퍼지면서 소방공무원들 사이에서 '계엄 때 청장이 장관에게 단전·단수 전화를 받은 뒤 이영팔 전 차장에게 지시했다'는 소문이 돌았다고 증언했다.

이 전 장관은 증인신문 순서를 두고 재판부에 직접 의견을 밝히기도 했다.

이 전 장관은 "허 전 청장의 진술에 이상한 부분이 있다"며 "결정적인 부분은 '경찰 협조 요청이 오면 협조해줘라'라는 부분인데, 경찰 이야기를 먼저 들어야 하므로 조지호 경찰청장을 신문한 다음 허 전 청장을 신문해달라"고 요청했다.

재판부는 오는 11월 10일 공판에 조 청장을 증인으로 가채택하기로 했다.
이후 11월 17일에는 허 전 청장과 이 전 차장에 대한 증인신문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leed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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