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 갈등 봉합은 한국 경제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그간 미중 무역 갈등으로 위축됐던 우리나라의 대중 수출과 희토류 등 핵심광물 공급망 복원이 기대된다.
미·중 무역 전쟁 때마다 새우등 터진 '韓 수출'
중국으로의 중간재 수출 비중이 높은 한국 수출은 미·중 무역 갈등이 표면화할 때마다 타격을 입었다.
30일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올해 9월 누적 기준 대중 수출액은 942억 2900만 달러(약 135조 원)로 지난해보다 3.6% 감소했다. 대중 수출은 지난 4월과 9월을 제외하면 모두 마이너스(-)를 기록 중이다.
관세 전쟁 이전부터 미·중 무역 갈등이 발발할 때는 한국의 대중 수출도 위축됐다.
반도체 패권을 두고 미·중 긴장감이 최고조에 이른 2023~2024년에는 종전 25%대를 웃돌던 대중 수출 비중이 2년 연속 19%대 중반으로 떨어지기도 했다.
이는 중국의 대미 수출이 줄면 자연스럽게 중국의 완제품 생산에 필요한 한국의 중간재 수출도 줄 수밖에 없는 구조에 기인한다. 양국 간 무역 갈등이 심화할 때마다 한국 수출이 직접 타격을 입는 이유다.
실제 무역협회가 '공급망 분석을 통해 살펴본 한·중 무역구조 변화와 시사점' 보고서를 보면 2023년 기준 한국의 대중 수출 중 78.4%는 중간재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중 고위기술 중간재는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관련 품목 비중이 90% 이상을 차지했다.
미·중 무역 갈등 화해 무드…"中, 희토류 공급망 유지…韓 반도체 리스크 축소"
미·중 정상은 이날 한국 부산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희토류 수출 통제 해제와 대(對)중국 관세 10%포인트(p) 인하 등 주요 쟁점 사안에 대해 합의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부산 김해국제공항에서 시진핑 중국 주석과 1시간 40분가량 진행된 정상회담을 마친 뒤 귀국하는 에어포스원(미 대통령 전용기)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 같은 합의 내용을 공개했다.
트럼프는 "우리는 중국의 희토류 수출 통제에 집중했다"면서 "그들은 공급을 유지하기로 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희토류 문제는 모두 해결됐으며, 이는 전 세계를 위한 것으로 장애물이 사라졌다"면서 "1년짜리 합의이며, 1년 후 관례적으로 연장될 것"이라고 했다.
중국의 희토류 수출 통제 유예로 한국의 핵심 광물 공급망도 안정화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희토류는 우리 수출 핵심 주력품목인 반도체에 활용되는 원자재다.
희토류 공급망이 원활해지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기업의 수출이 늘어 국가 전체의 무역 실적도 개선될 수 있다. 정부는 중국의 희토류 수출 통제 이후 호주 등과도 공급망 협력 강화에 나섰지만, 정제·가공시설이 중국에 집중돼 있어 단기간 대체가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
조연성 덕성여대 국제통상학과 교수는 "중국이 수출 통제 규제를 풀면 우리가 원재료를 수입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라며 "공급망 악화를 이유로 한 생산 일정 차질 등의 리스크가 사라지는 효과가 있다. 지금 분위기가 좋은 반도체 수출도 4분기에는 더 나아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한국의 대중 수출 정상화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허윤 서강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미국이 중국에 대한 관세를 인하하면서 중국의 최대 시장인 미국으로의 수출 물량 증가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연쇄적으로 대중 중간재 수출이 70%를 넘는 우리나라의 경우에도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이어 "아직 중국의 희토류 수출 통제 효과가 시장에 영향을 미치지 않은 상황에서, 이번 협상을 통해 선제적으로 수출 유예를 풀어낸 것만으로도 우리나라로서는 상당히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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