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시 맥로린 조지아주의원 인터뷰
"삼성·현대 대기업뿐 아니라 中企 진출도 바라"
"주지사 언급한 제조업 단기비자는 단기적 해법"
"트럼프 정부 反이민·무역 정책들이 美 망가뜨려"
"4년 대통령 임기보다 오래가는 한미관계 바란다"
"삼성·현대 대기업뿐 아니라 中企 진출도 바라"
"주지사 언급한 제조업 단기비자는 단기적 해법"
"트럼프 정부 反이민·무역 정책들이 美 망가뜨려"
"4년 대통령 임기보다 오래가는 한미관계 바란다"
조시 맥로린 조지아 주 상원의원(사진)은 지난달 28, 31일 이틀에 걸쳐 파이낸셜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한국과 친밀한 관계를 구축하는 건 조지아주에게 엄청나게 중요하다"며 "한국의 지속적인 투자와 친분 관계를 우리가 얼마나 진지하게 여기는지 한국 국민들에게 알리기 위해서라면 7000마일(약 1만1100km)를 날아오는 것보다 더한 일도 마다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구금 사태를 두고 "관세 정책을 비롯해 미국 시장에 진출하려는 해외 기업의 적개심을 사는 트럼프 정부의 행보를 현명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미국 주의원들이 정말 많고 이는 당파와는 무관하다. 트럼프 연방 정부가 한국에 대해 하는 행동에 대해 동의하지 않는 수백만 미국인, 수백만 조지아인들, 그리고 이들을 대변하는 많은 선출직 공직자들이 있다는 걸 한국 국민들이 반드시 알아줬으면 한다"고도 했다.
아울러 한국인 전용 제조업 단기 비자 발급 추진에 대해서는 "한계가 뚜렷한 단기적 조치에 불과하다"며 미국 내 팽배한 반 무역·이민 정서를 근절하도록 주의원으로서 끊임없이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맥로린 의원과의 일문일답.
―10월 26일에 한국에 도착했다고 들었는데 머무는 동안 무얼 했나.
▲전국도시형소공인연합회 초청으로 27일부터 경기도 이천시와 화성특례시에 방문해 소공인들의 현장을 둘러보고 국회 소상공인정책포럼 소속 국회의원들을 만났다. 한국 소기업들의 다양성과 진가를 발견한 값진 시간이었다. 특히 화성에 있는 소공인들을 위한 중소기업 인큐베이터가 기억에 남는다. 주정부·지방자치단체가 지역 내 소공인들을 위해 3D프린터나 금속가공 라인, 시제품 제작실 같은 공공 인프라를 지원해주는 걸 보고 조지아 주 차원에서도 비슷하게 소공인이나 제조업 종사자들을 지원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또 이천시에서 39세 이하 청년 소공인을 위해 최대 7000만원까지 빚을 탕감해 주는 특례보증 제도도 인상 깊다. 젊은 세대들에 지방정부가 투자하려는 의지가 강해 보이는데 우리 주에서도 이러한 제도가 있었으면 한다.
―한국 기업이 조지아주에 많이 진출해 있다. 한국과 견고한 관계를 만드는 게 조지아주에 있어서 얼마나 중요한가.
▲한국과 친밀한 관계를 구축하는 건 조지아 주에게 엄청나게 중요하다. 한국과의 친선을 도모하는 이른바 친한파 조지아 주의원 양성 모임인 ‘코리아 코커스’도 있을 정도다. 나와 함께 온 사절단은 그들을 대표해 조지아 주가 한국에 갖고 있는 우호 메시지를 전달하고 더 깊은 친선을 도모하기 위해 온 거다. 당장 지난 주만 해도 우리 주의 브라이언 켐프(Brian Kemp)주지사가 한국에 와서 현대자동차 중역들을 만나지 않았나. 우리 사절단은 더 소기업 중심이긴 하지만 우린 현대차나 삼성전자 같은 대기업이 아닌 한국의 소기업 관계자들을 만나는 데에도 매우 관심이 많다. 이들이 조지아 주에 투자하고 성공적으로 진출해 조지아 주의 번영에 이바지하길 바란다. 그런데 최근 미국 내 ‘정치적 소음(political noise)’ 때문에 한국 기업들이 조지아주를 비롯한 미국 시장에 진출할 의욕이 떨어지는 것 같아 보인다. 이 시점에서 한국 국민들에게 꼭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미국은 단일 집단(monolith)이 아니라는 거다.미국에는 오직 하나만의 시각이 있지도, 한 종류의 정치인만 있지도 않다. 지금 트럼프 정부의 관세 정책, 그리고 미국 시장에 진출하려는 해외 기업들의 적개심을 살 수밖에 없는 행보를 전혀 현명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선출직 주정부 공직자나 지자체 공무원들이 정말 많다. 이건 단순히 그들이 공화당원이냐 민주당원이냐 같은 당파와는 전혀 무관한 문제다. (구금사태 등) 지금 연방 정부가 한국에 대해 하는 행동에 대해 동의하지 않는 수백만 미국인, 수백만 조지아인들, 그리고 이들을 대변하는 많은 선출직 공직자들이 있다는 걸 한국 국민들이 반드시 알아줬으면 한다. 당장 우리 사절단만 해도 한국과 친선을 맺기 위해 7000마일이나 날아오지 않았나. 우리 선출직 주 공직자들이 한국의 지속적인 투자와 친분 관계를 얼마나 진지하게 여기는지 알리기 위해서라면 이보다 더한 일도 마다하지 않을 거다.
―켐프 주지사도 한국에 왔을 때 트럼프 대통령에게 한국인 전용 제조업 단기비자 신설을 제안하겠다고 했다.
▲맞다. 그렇지만 지금 미국 내에서 불고 있는 반(反)무역 기조를 띄는 정치적 흐름이라는 더 큰 문제를 고려하면 한계가 뚜렷한 단기적 조치에 불과하다. 이 사람들은 미국이 아닌 나라에는 무조건 반대한다. 일부는 다른 나라에서 온 사람들에게 대놓고 적대적이다. 이런 건 포용성과 환대라는 미국의 전통에 기반하지 않는다. 미국은 이민자 나라다. 미국의 부유함과 경제적 성공은 다양한 인종과 다양한 배경 출신 이민자들의 협업에 빚지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나를 포함한 수백만의 미국인은 지금 미국의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마음이 아프다. 미국을 위대하게라니, 그래서 지금 미국이 위대해 보이나. 이방인과 이질적인 것에 대한 배척과 혐오, 그리고 공포로 점철된 미국을 만들고 자기들의 에고(ego)만을 위해 다른 나라들과의 교역을 제한하는 건 미국을 위대하게 만드는 게 아니라 망치는 거다.
―조지아 주에 있는 많은 미국인들도 현 트럼프 정부의 관세 정책에 대해 비판적이라는 건가.
▲마침 한국에 날아오기 바로 전 주 조지아 남부에 갔다. 거기서 다른 민주당 주 상원의원과 같이 땅콩과 옥수수, 면화를 키우는 농장에 갔다. 조지아 주의 시골 지역은 전통적으로 공화당세가 매우 강한 지역이지만 이들의 이야길 들어보니 지금 공화당 트럼프 정부의 반 관세 정책이 이들에게 엄청난 타격을 주고 있었다. 먼저 관세 때문에 이들이 농사를 짓는 데에 필요한 비료, 농약, 트랙터 가격이 엄청나게 올랐다. 또 이들이 거래하는 원자재나 선물(futures) 가격 하락으로도 이어져 이들의 수입원에도 문제가 생긴 건 두말 할 것 없다. 즉, 현 정부의 관세 정책은 이들이 종사하는 생업 유지는 물론 수익 창출을 전방위적으로 쥐어 짜고 있다. 이런 현상은 더 많은 공화당 지지자들이 미국 정부의 높은 관세 정책에 반대 목소리를 높이게 하고 있다.
―내년 11월에 트럼프 2기 정부 출범 후 첫 심판대 격인 중간선거가 있다고 들었는데.
▲맞다. 다음 선거, 즉 2026년 중간선거나 2028년 치러질 미국 대선을 앞두고 유권자들 사이에서 내가 말한 것보다 더 극적인 변화들이 일어날 거라고 본다. 많은 미국인들이 “트럼프 연방 정부의 권한 남용에 대해 우리가 뭘 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끊임없이 던지게 될 거다. 대통령 권력은 영원하지 않다. 잠시 머물렀다 가는 자리다. 트럼프도 지금이야 대통령이지만 다음 임기에는 못 나오지 않나. 이제 몇 년 안 남았다. 그 때까지 조지아주는 한국과 단순한 4년짜리 대통령 임기보다 훨씬 더 오래 갈, 몇 십 년 혹은 그 이상 갈 관계를 구축해 놔야 한다. 우리 조지아 주의원들도 관계 구축의 중요성을 너무나 잘 인식하고 있다. 지금 미국의 관세 정책이 현 선출직 대통령의 결정이긴 하지만 대부분의 미국 국민들에게 매우 지지받지 못한다는 것을 한국 국민들이 반드시 알아주길 바란다.
―내년 11월 중간 선거 때 조지아주 부지사로 출마할 예정이라고 들었다.
▲솔직하게 얘기하겠다. 이번 한국 방문은 내게 있어서 내년 선거를 대비한 핵심 선거 운동 일환이다. 그렇지만 단순히 그걸 위해서만 여기에 온 건 아니다. 조지아주 경제 사절단으로서 조지아 주를 대표해 한국 제조업의 보이지 않는 곳곳에서 기여하는 소공인들을 비롯한 중소기업들에게 좋은 인상을 남기려는 게 내가 온 여러 이유 중 하나이다. 한국 지자체장들과 국회의원들이 우리의 방문을 유의미하게 받아들이고 따뜻하게 환대해준 것에 대해 감사하다. 이 방문이 내 정치 커리어에 장차 얼마나 막대한 영향을 미칠지는 잘 모르겠다. 대통령도 머물렀다 사라지는 마당에 (저 같은) 정치인 한 명의 미래를 어떻게 가늠하겠나. 그렇다고는 해도 단일 정치인이 아닌 사절단으로서 한국에 와 우호를 표시하고 장기적인 친선을 도모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앞으로 한국-조지아 주 관계는 좋을 때도 있고 (구금 사태나 관세 폭탄 등 변수로) 나쁠 때도 있을 거다. 그렇지만 친선 도모를 통한 유대 관계가 끈끈해질수록 이러한 기복을 극복하는 것도 어렵지 않을 거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한국 방문은 저 같은 주의원 한 명의 정치적 운명을 결정짓는 것 이상으로 중요하다 생각해 달라.jiwon.song@fnnews.com 송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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