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김명신 기자 =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한중 정상회담이 열리면서 한중관계에 훈풍이 불지 주목된다.
국내 주요 유통 기업 입장에서 글로벌 시장 성장세와 맞물려 중국 시장은 여전히 수출 비중이 높은 국가로, 한중관계 복원의 물꼬를 트는 계기가 되길 바라는 목소리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이재명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 1일 경주박물관 천년미소관에서 97분간 회담을 진행했다. 시 주석의 국빈 방한은 11년 만으로, 한중 정상은 경제 협력에 공감대를 형성했다는 평가다.
2016년 이후 9년째 이어지고 있는 '한한령'(限韓令·한류 금지령) 해제와 관련해 구체적인 언급은 없었지만 '협력'의 뜻을 모은 만큼 교류의 활성화에는 긍정적인 시각이다.
특히 식품과 뷰티 업계에서는 여전히 중국 시장 비중이 높은 만큼 중국발 훈풍을 기대하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KATI)에 따르면 2016년 대중국 수출액은 14억 7300만 달러(약 2조 1000억 원, +8.3%)까지 증가세를 보이다 2017년 7.7%(13억 5900만 달러, 약 1조 9000억 원) 감소하면서 한한령 직격탄이 현실화했다. 이후 2021년(+30.7%), 2022년(+6.3%) 증가세를 보이다 2023년(-6.9%)과 2024년(-0.4%) 하락했다.
1995년 중국 시장에 진출해 올해 30년을 맞고 있는 오리온의 경우 중국 수혜가 기대되는 기업 중 하나다. 중국 법인은 현지 6개 공장을 통해 생산량을 확대해 2013년 처음으로 매출액 1조 원을 돌파한 후 지난해엔 1조 2701억 원까지 성장했다. 오리온이 보유한 글로벌 연 매출 1000억 원 이상인 브랜드 9개 중 5개가 중국에서 탄생했다.
삼양식품의 경우 중국 매출 비중이 약 27%(1위)로 올해 상반기 누적 매출액은 25.8%(약 12억 6000만 위안) 증가했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중국은 삼양식품의 최대 수출국으로 불닭볶음면을 비롯해 최근에는 다양한 현지화 제품도 선보이며 중국 소비자들의 인지도가 확고해지고 있고 2027년 중국 생산공장이 완공되면 매출은 더욱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뷰티 업계도 기대하는 분위기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올해 3분기까지 K-뷰티 수출 규모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4.9%(85억 달러, 약 12조 1000억 원)나 증가한 가운데 미국이 수출 비중 19.6%까지 상승하면서 중국(18.6%)과 순위가 바뀌었다.
중국의 경우 2004년 화장품 수출국 1위를 처음 기록한 후 2021년에는 수출액 비중이 50%까지 차지했으나 올해 처음 10%대를 기록했다.
한국무역협회 등에 따르면 연도별 3분기 중국 화장품 수출 비중은 2021년 52.9%로 정점을 찍은 후 2022년 46.7%, 2023년 33.9%, 2024년 24.3%로 매년 하락세다.
특히 한한령 이후 현지 매출도 급감하면서 아모레퍼시픽이나 LG생활건강 등은 지난해까지 주요 브랜드를 철수하고 '설화수', '더후'를 중심으로 판매에 주력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의 경우 중화권 매출 비중이 18.9%로, 지난해 매출은 26.7% 감소했다. 올해 들어서는 1, 2분기 연속 흑자전환하고 있다. LG생활건강은 지난해 중국 매출이 12.5% 증가하면서 비중도 11%에서 12%로 늘었다.
아모레퍼시픽 측은 "중국은 여전히 중요한 시장으로서 수익적 체질 구조 개선에 집중하면서 전략적인 온오프라인 채널 활용을 통해 질적 성장에 초점을 맞춰가고 있다"면서 "향후 새로운 오프라인 채널도 적극 탐색하며 현지 사업 성장을 위해 노력할 계획이다"라고 전했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시 주석 방한을 계기로 양국 간 인적·문화 교류 등 한류 산업의 정상화와 관광·소비 회복의 전기가 마련되면 뷰티, 식품업계 등 소비재를 중심으로 중국 수출이 더욱 힘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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