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배요한 기자 = 통신장비 산업이 '인공지능(AI) 혁명'과 '정책 드라이브'라는 두 개의 성장 엔진을 장착하며 새로운 슈퍼사이클 진입을 예고하고 있다. 글로벌 데이터 트래픽의 폭발적 증가와 이에 대응한 정부 주도의 통신 인프라 투자 확대가 맞물리면서, 향후 5~10년간 구조적 성장 사이클이 본격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한용희 그로쓰리서치 연구원은 3일 "AI는 단순히 연산 자원의 수요를 넘어 데이터 전송을 위한 통신 인프라의 중요성을 부각시키고 있다"며 "생성형 AI 모델의 확산과 영상·이미지 기반 응용 확대는 실시간 대용량 데이터 송수신을 요구하며, 이는 곧 유·무선 네트워크의 확장과 고도화로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글로벌 데이터 트래픽 증가량은 2024~2030년 사이 과거 7년 대비 3배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한 연구원은 "이러한 흐름 속에서 통신장비 시장은 'P(가격)와 Q(물량)'의 동반 성장 국면에 진입했다"며 "과거 모바일 혁명기에는 원가 경쟁으로 억눌렸던 장비 단가가, 고성능 AI 모델에 대한 수요 확대로 상승세로 전환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엔비디아의 노키아 지분 인수도 차세대 AI 네트워크 인프라 확보를 위한 전략적 선택으로, 통신 인프라의 필요성이 AI 생태계 중심에서 재조명받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덧붙였다.
과거 5G 투자 부진은 인프라 구축과 실질 수요 간 '타이밍 불일치'가 주된 원인이었다. 그러나 이번 사이클에서는 상황이 다르다는 게 그의 분석이다.
미국의 인프라 투자 확대 정책인 BEAD(Broadband Equity, Access and Deployment, 광대역 평등 접근 프로그램)는 58조원 규모의 예산을 투입해 광통신 인프라 확대를 추진 중이며, 연방통신위원회(FCC)의 주파수 경매 재개는 통신사들의 CAPEX(설비투자) 집행을 유도하는 촉매제로 작용하고 있다.
국내 역시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연내 신규 주파수 공급 여부를 발표할 예정이며, 6G 상용화 및 AI 트래픽 대응을 위한 기반 구축이 시급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이에 따라 BEAD 수혜와 주파수 경매의 직접적 영향을 받을 국내 기업들에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한 연구원은 "대표적으로 대한광통신은 미국 BEAD의 '미국산 제품 사용' 요건을 충족시키며 수혜가 본격화되고 있다"며 "미국향 수주가 급증하면서 내년부터 실적 개선이 기대되며, 광섬유-광케이블 수직계열화를 강점으로 숏티지 공백을 빠르게 메우고 있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RFHIC 역시 Open-RAN 시장 확대와 GaN 전력증폭기 수요 증가를 기반으로 북미 시장에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며 "자회사 RF머트리얼즈는 AI 서버 및 광통신 패키지 공급 확대 속에서 지속적인 실적 기여가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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