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권혁준 기자 = LG 트윈스의 통합 우승으로 한 시즌의 패권이 가려졌지만, 프로야구는 쉴 틈 없이 바쁘다. 곧바로 개장하는 스토브리그에서 치열한 경쟁이 이어지기 때문이다.
트레이드 등으로도 전력 보강은 가능하지만, 가장 큰 관심을 모으는 건 역시나 FA 시장이다. 올해도 치열한 '쩐의 전쟁'이 예고된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5일 2026 FA 자격 선수 명단을 공시한다.
이번 FA 시장의 '최대어'로는 강백호(26·KT 위즈)와 박찬호(30·KIA 타이거즈)가 꼽힌다. 둘 다 많지 않은 나이에 FA 자격을 얻었고 곧장 팀의 전력을 배가시킬 수 있는 자원이다.
특히 강백호는 입단 첫해부터 주전 자리를 지켰고 국가대표팀 선발에 따른 병역 특례와 FA 일수 보상 등으로 20대 중반에 FA 자격을 취득했다.
콘택트와 파워를 두루 겸비한 데다 아직 전성기가 길게 남아있다는 점에서 많은 팀들이 눈독을 들이고 있다.
다만 부상 등으로 올 시즌을 포함해 FA 취득 이전 몇 년간 고전했고, 수비 포지션이 여전히 명확하지 않은 점 등은 고민거리가 될 수 있다.
그러나 비FA 다년 계약이 많아지는 추세에서, 강백호 정도의 기량을 가진 '외부 수혈'이 쉽지 않다는 점을 감안하면 경쟁은 뜨거울 전망이다. 총액 기준 최소 100억 원 이상에 계약 기간도 길게 잡힐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는 이유다.
강백호는 시즌 도중 글로벌 에이전시인 '파라곤 스포츠'와 계약하며 해외 진출 가능성도 열어뒀다. 파라곤 스포츠는 메이저리그 내셔널리그 최우수선수(MVP) 출신의 스타 플레이어 크리스티안 옐리치(밀워키 브루어스)가 소속된 곳으로, 강백호 역시 빅리그 진출에 대한 의지가 강하다.
원소속팀 KT를 비롯한 KBO리그 구단들의 제안과 빅리그 진출 가능성 등을 두루 고려해 최종 선택을 내릴 것으로 보인다.
KBO리그 내에선 KT를 비롯해 롯데 자이언츠, 한화 이글스, KIA 타이거즈 등이 강백호의 영입을 고려할 팀으로 꼽힌다.
KBO리그 톱클래스 유격수로 평가받는 박찬호도 많은 팀들의 구애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박찬호는 강백호보다 4살이 많은 만 30세지만 여전히 4년 정도는 전성기급 활약이 기대된다.
수비력은 일찍부터 인정받았고, 타격 능력도 최근 몇 년간 크게 향상했다. 2023년과 2024년 3할 타율을 기록했고, 2025시즌도 0.287의 타율에 5홈런 42타점으로 쏠쏠한 활약을 했다.
매년 20개 이상의 도루를 기대할 수 있다는 점 또한 장점으로 어필될 수 있다.
원소속팀 KIA에서 박찬호의 잔류를 원하고 있으나, 최형우와 양현종, 조상우 등 FA 선수들이 많아 샐러리캡(팀 연봉 총액) 조율이 쉽지 않다. KIA를 떠날 경우 롯데, KT 등이 박찬호의 영입을 선택지로 둘 수 있다. 3년 연속 최하위에 그친 키움 히어로즈도 경우에 따라선 과감한 '배팅'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
강백호와 박찬호 외엔 눈에 띄는 '대어급' FA는 없는데, 베테랑 선수들이 줄줄이 FA 자격을 얻는다는 점이 변수다.
통합 우승팀 LG의 박해민과 김현수가 동시에 FA가 되고, 내년이면 43세가 되는 최형우, 왕년의 홈런왕 박병호(삼성)와 김재환(두산), 유틸리티 내야수로 변신한 황재균(KT), NC에서 한화로 이적해 한국시리즈를 경험한 손아섭 등이다.
이 중 박해민과 김현수, 최형우 등은 많은 나이에도 여전한 기량을 과시하고 있어 이적 가능성이 작지 않다.
이 중에서도 가장 기대를 모으는 이는 강민호(삼성)다. 2004년 데뷔해 2005년부터 올해까지 무려 21년째 주전 자리를 놓치지 않은 그는, 불혹의 나이에도 여전히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다.
당장 2025시즌에도 삼성의 부동의 주전 포수였고 포스트시즌에선 전 경기를 선발로 뛰었다.
강민호는 이미 2013년(롯데 재계약) 2017년(삼성 이적), 2021년(삼성 재계약) 등 3번이나 FA 계약을 맺었다. 또 한 번 FA 계약을 체결하면 KBO리그 사상 최초로 4번째 FA 계약이라는 기록을 쓰게 된다.
3번의 FA 계약으로 총 191억 원을 벌어들인 강민호는 4번째 FA 계약을 통해 200억 원 돌파가 유력할 전망이다. 이는 최정(SSG), 김현수, 양의지(두산), 김광현(SSG)에 이은 5번째다.
이밖에 좌완 불펜 김범수(한화), 우완 불펜 이영하(두산)와 조상우(KIA), 외야수 최원준(NC) 등도 상황에 따라 경쟁이 붙을 수 있는 '준척급 FA'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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