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샌델 하버드대 교수 “트럼프, 정치적 양극화 시작한 것 아니지만 이용·증폭시켜”

뉴시스

입력 2025.11.03 17:14

수정 2025.11.03 17:14

“트럼프 현상, 승자·패자 분열 따른 우익 포퓰리즘 부상과 유사” “트럼프의 대학 공격, 정부 넘어 시민 사회로 권력 확장하려는 것”
[서울=뉴시스] 이재명 대통령이 9월 18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마이클 샌델 미국 하버드대학교 교수를 만나 자리 안내를 하고 있다. 2025.09.18. photocdj@newsis.com
[서울=뉴시스] 이재명 대통령이 9월 18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마이클 샌델 미국 하버드대학교 교수를 만나 자리 안내를 하고 있다. 2025.09.18. photocdj@newsis.com

[서울=뉴시스] 구자룡 기자 = 미국 하버대 마이클 샌델 교수는 3일자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의 인터뷰에서 도널드 트럼프의 재집권과 ‘마가(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는 여러 국가의 우익 포퓰리즘 정당과 후보들의 부상과 유사하다고 말했다.

샌델 교수는 저서 ‘정의란 무엇인가’ 등으로 실력주의를 비판해 세계적 명성을 얻은 석학이다.

그의 정의론 강의는 하버드대 최초로 온라인에서 무료로 제공되었으며 수천만 명이 시청했다.

샌델은 트럼프 현상은 승자와 패자 간의 분열이 심화되면서 정치가 오염되고 사회가 분열되고 있는 것을 보여주는 것으로 소득과 부의 불평등 심화와 부분적으로 관련이 있다고 진단했다.

성공에 대한 태도 변화도 관련이 있다.

세계화 시대에 최고의 자리에 오른 사람들은 자신의 성공이 스스로의 노력이며 따라서 시장이 주는 모든 보상을 받을 자격이 있다고 믿는다.

하지만 뒤처진 사람들도 자신의 운명을 스스로 선택해야 한다고 생각하게 되었고 세계화의 혜택을 받지 못한 사람들 사이에 분노, 원망, 그리고 굴욕감을 불러일으켰다.

많은 노동자들, 특히 대학 학위가 없는 노동자들은 엘리트들이 자신들을 멸시한다고 느낀다. 트럼프는 이러한 불만에 호소한 것이다.

샌델은 트럼프가 헌법적 제약, 권력 분립을 넘어 행정권을 행사하려 하면서 민주주의는 어떤 면에서는 위험에 처해 있다고 지적했다. 시민사회, 로펌, 대학, 언론 등에 대한 통제력을 행사하려 하는 것도 한 예다.

샌델은 미국의 정치적 양극화는 부분적으로 트럼프가 정적들에 대해 공격적인 태도를 보이는 데 기인하지만 트럼프에 의해서만 만들어진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

양극화는 이미 오래전부터 시작된 것으로 승자와 패자 간의 심화되는 격차와 세계화 시대에 소외되었다고 느끼는 노동자들의 경향에서 비롯됐다는 것이다.

세계화 시대 경제적 이득과 경제 성장은 매우 컸지만 그 혜택은 주로 상위 20%의 인구에게 돌아갔다는 것이다.

신자유주의 세계화 시대는 경제적 불평등 외에도 존중, 존엄, 사회적 인정, 그리고 존중의 불평등도 심화시켰다.

금융업계 종사자, 월가, 헤지펀드 매니저, 그리고 고학력 전문직 종사자들에게 보상이 점점 더 많이 돌아가면서 일반 노동자들은 경제와 공익에 대한 자신들의 기여가 가치 있는 기여로 인정받지 못한다고 느꼈다.

이런 이유로 양극화는 트럼프로부터 시작된 것이 아니라고 주장하는 이유라고 그는 설명했다. 다만 트럼프가 이용하고 증폭시켰다는 것이다.

샌델 교수 보수 활동가 찰리 커크의 피살 사건은 대화의 실종을 보여주는 것으로 소셜미디어를 통해 이같은 경향은 증폭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샌델 교수는 트럼프 시대에 하버드대를 포함한 고등 교육 기관이 탄압을 받고 있지 않느냐는 질문에도 답했다.


그는 “대학은 단순히 재능 있는 젊은이들이 고소득 직업과 성공적인 커리어를 준비하는 곳이 되어서는 안된다”며 “대학의 가장 큰 목적은 건강한 시민 생활에 기여해 공익에 봉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가 하버드대 등 대학들을 공격한 이유 중 하나는 정부를 넘어 시민 사회로 권력을 확장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의 문화 센터인 케네디 센터조차 트럼프 스스로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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