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측 반응·구체적 회담 일정은 언급 안 해
트럼프와 납북자 가족 면담 언급…"비통함 공유"
[서울=뉴시스] 김예진 기자 = 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 일본 총리는 3일 북한에 김정은 국무위원장과의 정상회담 개최를 타진했다고 밝혔다.
지지통신, 민영 TBS 뉴스 등에 따르면 그는 이날 오후 도쿄에서 열린 납북자 귀국을 촉구하는 모임인 '전납치피해자의즉시일괄귀국을요구하는국민대집회'에 참석해 "이미 북한 측에 정상회담을 하고 싶다는 뜻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다카이치 총리는 그러면서 "내 대에서 어떻게든 돌파구를 열어 납치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강조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납치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우리나라가 주체적으로 행동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납치 피해자의 목숨과 국가 주권이 걸린 문제에 대해 나는 수단을 선택할 생각은 없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정상회담 타진에 대한 북한 측의 반응과 회담 일정 등은 밝히지 않았다.
다카이치 총리는 "일조(북일) 쌍방이 함께 평화와 번영을 누리는 미래를 그리기 위해서도 (납북 문제 해결은) 불가결하다"고 촉구했다.
또한 "납치 문제가 해결되면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북한도 국제사회도 큰 이익을 얻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김 위원장과 마주해, 스스로 (납북 문제 해결) 선두에 서서 과감하게 행동하고 구체적인 성과로 연결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 28일 일본을 방문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함께 납북 피해자 가족들을 면담한 것을 언급하며 "(가족들이) 육친과 재회할 수 없는 비통한 마음을 공유했다"고 말했다. 문제 해결을 위해 국제사회와의 협력은 불가피하다는 인식도 드러냈다.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이 면담은 다카이치 총리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면담 직전 이뤄진 정상회담에서 직접 요청하는 형태로 실현됐다.
납북 피해자 요코타 메구미(横田めぐみ·61, 실종 당시 13세)의 어머니인 요코타 사키에(横田早紀江·89)는 다카이치 총리에게 "부디 (북한과) 교섭해줬으면 하는 게 내 바람이다"라고 촉구했다.
북한 납치피해자가족회(이하 가족회) 대표이자 요코타 메구미의 동생인 요코타 다쿠야(横田拓也·57)는 "우리는 절대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며 "질 수 없는 싸움이다"라고 강조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지난 23일 납북 피해자 가족과의 면담 자리에서도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의 면담에 임할 각오도 돼 있다"며 북일 정상회담에 대해 의욕을 보인 바 있다.
북한은 납치 문제가 이미 해결됐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반면 일본은 문제 해결을 위한 과정이 진전되지 않는 초조함을 떠안고 있다. 피해자 가족의 고령화 등 시간 압박도 받고 있다. 때문에 일본 정부는 조건 없는 북일 대화 실현을 촉구하고 있다.
결국 북일 간 납북 문제 직접 협상은 북한에게 달려있는 모습이다. 한 일본 외무성 간부는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상대(북한)는 일본의 정치 상황을 잘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닛케이는 북한이 일본과 대화하는 조건으로 핵보유국과 납치 문제 해결 인정 등 입장 수용을 압박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aci27@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