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박기호 기자 = LG전자(066570)가 미국 관세 영향에도 불구하고 올 3분기 시장 예상치를 넘어서는 호실적을 기록하면서 견고한 펀더멘탈을 유지하고 질적 성장에 속도가 붙고 있는 시장의 분석이 나온다. 주력 사업인 가전 호조에 사업 포트폴리오 전환의 성과가 이어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4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올 3분기 연결기준 매출액 21조 8737억 원, 영업이익 6889억 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역대 3분기 중 두 번째로 높고 영업이익은 당초 시장의 전망보다 10% 넘게 상회한 수치다.
LG전자의 3분기 확정 실적 발표 이후 국내외 증권사의 눈높이도 높아지고 있다.
국내외 증권사 33곳 기준으로만 봐도 평균 목표 주가는 기존 10만 800원에서 10만 4400원으로 3.6% 올랐다. DS투자증권이 12개월 선행 목표주가 13만 원으로 가장 높은 목표가를 제시했다.
시장에선 대미 관세 부담이 본격화했지만 생산지 최적화, 판가 인상, 원가구조 개선 활동으로 LG전자가 관세 영향을 상당 부분 상쇄한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LG전자는 올해 6000억 원 정도의 관세 부담을 예상하면서도 이에 대한 대응 활동을 통해 성공적으로 위험을 회피(헷징)하고 있다.
고선영 유안타증권 애널리스트는 "관세의 경우 원가 개선, 고정비용 절감, 생산지 다변화, 가격 인상 등 전략이 상당 부분 효과가 있었다"며 "조직개편 등 운영 효율화 전략은 비용 부담 속 중장기 사업에 대한 발판을 마련하기 위한 적극적인 움직임"이라고 분석했다.
또한 △전장, 냉난방공조 등 기업간거래(B2B) 구독 △webOS 등 비(非)하드웨어(Non-HW) △LGE.COM의 소비자직접판매(D2C)로 대표되는 '질적 성장' 영역이 호조를 이어가면서 견고한 펀더멘털을 구축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
전장 사업은 올해 3분기까지 매출액 8조 3393억 원, 영업이익 4009억 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률은 4.8%로 역대 최고 수익성을 보이고 있다. LG전자가 미래 사업으로 육성 중인 냉난방공조(HVAC) 사업도 상업용 공조시스템 및 산업·발전용 칠러(Chiller)를 앞세워 사업 기회를 확대 중이다. 냉난방공조 사업은 올해 3분기까지 매출액 7조 8658억 원, 영업이익 7901억 원을 기록했다. 전장과 냉난방공조 사업의 누적 영업이익이 1조 원을 이미 넘어서 올해 최대치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같은 실적을 바탕으로 LG전자의 B2B 사업 성과도 확대되고 있다. 올해 3분기까지 LG전자의 B2B 사업 누적 매출액은 18조 6000억 원에 달한다.
구독과 webOS 플랫폼 기반 광고·콘텐츠 사업 등으로 사업방식 변화를 가속화한 것도 성과가 가시화되고 있다. 올해 3분기까지 구독 사업의 누적 매출액은 1조 8900억 원으로 지난해 연간 매출액(1조 9200억 원)에 근접했다.
조대형 DS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B2B 비중은 전년 비(比) 지속세를 이어가고 있고 WebOS와 가전구독 등 수익성이 높은 사업의 매출 기여가 확대되고 있다"며 "로보틱스와 냉각 설루션 등 빅테크와의 협업도 확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성공적인 인도 IPO도 기업가치 제고에 기여할 것으로 시장에선 기대하고 있다. 고 애널리스트는 "인도법인 IPO 흥행으로 LG전자 '글로벌 사우스(Global South)' 전략 추진 효과에 대한 가시성이 높아졌다"며 "이로 마련한 재원을 기존 사업 경쟁력 제고는 물론 미래 성장 분야(휴머노이드, HVAC) 투자 등에 활용되며 중장기 성장 동력 확보에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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