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협회 보고서…"남아공, 국가주도 경제계획 지방정부로 확대"
"특수한 현지 기업환경 준비 필수…중국과 가격경쟁도 극복과제"
'산업 전환기' 맞은 남아공…한국 車·철강·배터리에 '기회'무역협회 보고서…"남아공, 국가주도 경제계획 지방정부로 확대"
"특수한 현지 기업환경 준비 필수…중국과 가격경쟁도 극복과제"
(서울=연합뉴스) 김동규 기자 = 아프리카의 관문인 남아프리카공화국이 국가경제계획 시행으로 산업 전환기에 접어들고 있어 한국의 주력 수출품인 자동차, 철강, 이차전지 등 산업의 수출 기회가 열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무역협회 5일 발표한 '아프리카를 여는 문, 남아공 수출 유망 품목 및 진출 방향' 보고서에 따르면 남아공 정부는 최근 '불린들라 경제계획'을 지난 7월부터 중앙정부에서 지방정부로 확대 시행하고 있다.
남아공이 지난 2020년부터 국가 주도로 추진하는 불린들라 경제계획은 에너지, 물류, 통신, 비자 등 최상위 국가 구조 개혁 프로그램이다.
보고서는 이에 따라 남아공에서 전력망 안정화, 자동차·디지털 부문의 산업 구조 고도화, 수소·재생에너지 부문의 친환경 전환 등 수입 수요가 확대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했다.
특히, 석유제품과 기계류 등 남아공의 수입 의존도가 높은 품목은 부품 현지화 및 공급망 내재화 움직임이 더욱 빨라질 것으로 전망됐다.
보고서는 남아공을 아프리카 시장 진출의 전진기지로 평가하고 성장성, 시장성, 잠재성 등 비교 평가를 통해 한국의 자동차 부품, 철강, 에너지 신산업, 첨단 신소재 등 4개 산업군, 24개 세부 품목을 남아공 수출 유망 품목으로 제시했다.
남아공의 자동차 생산량은 지난해 아프리카의 연간 생산량(118만대)의 절반 이상(60만대)을 담당할 정도로 제조 기반이 탄탄하다.
이에 자동차 차체를 비롯해 브레이크, 구동축, 서스펜션 등 한국산 부품 수출이 유망할 것으로 예상됐다.
또한, 아연도금강판, 주석도금박판 등 철강 제품과 전기차(EV), 에너지저장장치(ESS)용 이차전지, 절연·경량화 소재인 아크릴계 폴리머 등 특수수지 품목의 수출 경쟁력이 높은 것으로 평가됐다.
남아공 내에서 한국과 한국 상품에 대한 인식도 긍정적인 것으로 조사됐다.
남아공 대표 경제단체인 BUSA는 무역협회 요하네스버그사무소와의 인터뷰에서 한국은 첨단 기술력과 합리적 가격을 바탕으로 에너지, 자동차, 배터리 등 주력 산업에서 경쟁력이 있을 뿐 아니라 화장품, 식품 등 소비재 분야에서도 시장 진출 기회가 넓어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보고서는 남아공 시장 진출 시 특수한 현지 기업 환경에 대한 이해와 철저한 사전 준비가 필수적이라고 지적했다.
현지 진출 한국 기업들의 경우 애로 요인으로 공공 입찰부터 현지인 고용까지 기업 의무를 포괄적으로 규정한 흑인경제역량강화법(BBBEE), 엄격한 노동·환경 규제, 복잡한 수입·관세 정책, 비자 발급 등 행정절차 지연에 따른 경영 불확실성 등을 꼽았다.
아울러 현지 수입 시장에서 압도적 우위를 지진 중국과의 치열한 가격 경쟁도 극복해야 할 과제로 제시됐다.
옥웅기 무역협회 수석연구원은 "아프리카에서 가장 제도화되고 개방된 국가 중 하나인 남아공은 아프리카 시장 진출의 관문"이라며 "우리나라는 에너지, 자동차, 배터리 등 주력 산업을 중심으로 민관이 함께 남아공의 공공 인프라 프로젝트(PPP)에 참여하는 등 남아공 산업과 에너지 전환의 전략적 파트너로서의 역할을 정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dk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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