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연합뉴스) 심민규 기자 = 신도들이 낸 후원금을 횡령해 정치자금으로 사용한 혐의로 재판을 받는 국가혁명당 허경영 명예대표의 불법행위를 도운 자금지원책 2명이 검찰에 넘겨졌다.
경기북부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2대는 횡령 및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종교시설 '하늘궁'의 전 이사 최모 씨와 국가혁명당 당 대표 권한대행 송모 씨를 지난달 말 불구속기소 했다고 5일 밝혔다.
이들은 2019년부터 2023년까지 양주시 장흥면에 위치한 하늘궁에서 허 대표를 보좌하며 법인 자금 약 80억 원을 정치자금 용도로 전용하는 데 관여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은 재무 담당이던 최씨가 법인 자금과 허 대표의 개인 자금을 관리했고, 회계사이자 국가혁명당 당 대표 권한대행인 송씨가 허 대표의 지시에 따라 자금 집행 등 실질적인 사무를 수행해 범행을 도운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허 대표는 신도들을 상대로 고가의 영성 상품을 판매해 거액을 벌어들인 뒤 자신이 1인 주주로 있는 법인의 자금 약 389억 원을 개인 명의의 부동산 매입과 변호사 비용 등에 사용한 것으로 파악됐다.
또 국회의원 선거, 서울시장 보궐선거, 대통령 선거 등에 출마하면서 법인 자금 약 80억 원을 정치자금 명목으로 기부받아 쓴 것으로 조사됐다.
대법원은 1인 법인의 경우라도 법인과 개인은 별개의 존재로, 법인 자금을 개인적으로 임의 사용하면 횡령죄가 성립한다고 판시하고 있다.
정치자금법도 법인 자금을 정치자금으로 사용하는 행위를 엄격히 금지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이들은 허경영이 법인 자금을 '가지급금' 형식으로 빌려 가는 방식을 통해 돈을 가져가도록 도왔다"며 "하늘궁의 수뇌부로서 그의 지시를 수행한 공범으로 판단했다"고 말했다.
한편 최 씨와 송 씨는 최근 허 대표의 첫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신문을 받은 바 있다.
검찰은 이들에게 법인 자금과 개인 자금 관리 경위를 추궁했지만, 두 사람은 "문제가 없었다"는 취지로 진술하거나 답변을 회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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