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관세협상이 큰 틀에서 보면 성공적으로 마무리됐지만 길어지는 조인트 팩트시트 탓에 특히 국내 자동차업계가 불안에 떨고 있다. 매달 10만대 이상 미국에 수출하는 국내 자동차업계는 관세 인하 시점이 뒤로 밀릴수록 물어야 할 비용이 증가한다.
한국은 지난해 미국에 143만2713대를 수출했고 올해는 3·4분기 누적 100만4354대를 수출했다.
자동차 외에도 이번 한미 관세협상에서 다뤄지지 않은 반도체도 관심사다. 일단 미국과의 협상에서 대만에 비해 불리하지 않은 대우를 받기로 약속했지만, 이 역시 언제 바뀔지 모르는 것이 현실이다. 당초 처음부터 없었던 관세를 무기로 전 세계를 압박했던 미국의 태도를 보면 안심하기는 이르다. 이런 상황에서도 대통령실을 비롯한 정부는 조인트 팩트시트 발표 시점을 명확하게 알려주지 않는 상태다. 물론 협상의 결과물에는 상대가 있고, 진통이 뒤따르는 것이 사실이다. 그럼에도 정부가 조금 더 정보를 투명하고 신속하게 공개한다면 산업계가 조금이라도 불안감을 떨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된다.
한미 관세협상 직후 이재명 대통령을 만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이 대통령에게 진심으로 감사하다는 뜻을 전하기도 했다. 재벌 총수가 대통령을 향해 진심을 전하는 모습은 아마도 처음 본 것으로 생각된다. 정 회장의 진심 어렸던 감사 인사가 더 진정성을 가질 수 있는 시간이 빨리 오기를 기대해 본다.
syj@fnnews.com 서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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