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건·사고

용산 상인들 '청와대 복귀' 무덤덤…"빨리 이사해 시위 없어졌으면"

뉴스1

입력 2025.12.07 06:11

수정 2025.12.07 09:58

6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인근 가게들. 2025.12.6/뉴스1 ⓒ News1 신윤하 기자
6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인근 가게들. 2025.12.6/뉴스1 ⓒ News1 신윤하 기자


5일 서울 종로구 청와대가 밤새 내린 눈으로 하얗게 뒤덮여 있다. 2025.12.5/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5일 서울 종로구 청와대가 밤새 내린 눈으로 하얗게 뒤덮여 있다. 2025.12.5/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서울=뉴스1) 신윤하 기자
글쎄, 대통령실이 이사 가든 말든 여기 상권이랑은 별 상관이 없어.
대통령 집무실 이전을 앞둔 6일 서울 용산에서 만난 자영업자 김 모 씨(62·남)는 "처음 용산으로 대통령실이 이전했을 땐 반짝 매출이 올랐었지만 그 효과도 6개월을 채 못 갔다"며 "요즘은 대통령실 직원들이 이 근방에서 식사를 잘 안 하기도 하고, 이 근방이 이젠 대통령실 사람들로 굴러가는 상권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대통령실이 8일부터 서울 용산 대통령 집무실을 청와대로 순차 이전하는 가운데, 용산 인근 자영업자들은 집무실 이전이 상권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 내다봤다.

용산에서 10여 년간 식당을 운영한 이 모 씨(60·남)는 "대통령실 직원들이 식사하러 안 온 지 꽤 됐다"며 "이 근방이 최근에 젊은이들한테 소문나면서 평일 저녁, 주말엔 20~30대들이 많이 온다. 대기가 많아져서 그런가 대통령실 직원들은 안 오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최근 용산이 젊은층이 많이 찾는 '용리단길'로 유명해지면서 상권의 주 고객층이 바뀌었다는 얘기이다.

실제로 이날 용리단길뿐만 아니라 구 상권으로 꼽히는 대구탕 골목에도 20~30대 고객이 많았다.

식당 사장인 50대 박 모 씨(여)는 "구내식당이 생겨서인지 대통령실 사람들이 밖에서 식사를 안 한 것 같다"며 "지난해 김건희 여사나 공천 관련해서 논란 생길 때부터 직원들 발길이 많이 끊겼고, 정권 바뀌고 나서도 그렇게 대통령실 직원들이 많이 오진 않았다"고 했다.

용산에서 고깃집을 운영하는 한 사장은 "장사가 전보다 안 된다면 그건 대통령실이 이사 가서가 아니라 경제가 안 좋아서라고 보는 게 맞다"며 "윤석열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 선포한 이후로 여기 매출이 다 반토막이 났었는데, 차라리 빨리 대통령실이 이사 가면 좋겠다. 괜히 시위대만 많아졌다"고 토로했다.

청와대 복귀에 따라 집회·시위가 줄어들 것을 기대하는 상인들이 적지 않았다. 용산의 이미지가 '대통령실'이 아니라 젊은이들에게 친근한 '용리단길'로 완전히 탈바꿈했으면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대통령실 인근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한 30대 상인은 "탄핵 때는 말할 것도 없이 시위대가 많았고, 요즘은 대통령실에 뭐 요구하고 싶은 사람들은 다 전쟁기념관 앞에서 시위를 한다"며 "상인 입장에선 시위 소음 때문에 이 근처로 사람들이 괜히 나들이를 안 올까 봐 걱정됐던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는 "용산의 이미지가 '대통령실'이 아니라 '용리단길'이면 상인들 입장에서 더 좋지 않냐"며 "이번에 대통령실이 청와대로 가고, 용산은 소음 없이 그냥 젊은이들이 즐길 수 있는 이미지로 탈바꿈했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용산 대통령실 인근 상인 김 모 씨(42·남)는 "고정적으로 오던 직원들이 점심 먹으러 안 오니까 어느 정도 타격은 있을 것"이라면서도 "그래도 집회·시위 사라지고 소음 없어지는 게 더 좋다"고 했다.


청와대 이전은 이르면 연내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이재명 대통령의 대선 공약에 따르면 대통령은 세종 집무실이 건립될 때까지는 청와대를 집무실로 사용하게 된다.
정부는 2030년까지 세종 집무실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