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정지윤 기자 = '집에 두면 재물운이 들어온다'는 속설을 가진 은행 신년 달력이 올해에도 품귀 현상을 빚고 있다. 온라인 중고거래 플랫폼에서는 웃돈을 얹어 판매되는 사례까지 나타나고 있다.
지난 5일 서울 중구 일대 시중은행 일대 일부 지점에는 "2026년 달력이 모두 소진됐다", "수량 제한으로 많이 교부드리지 못한 점 양해 부탁드린다"는 안내문이 붙어 있었다.
달력을 받기 위해 은행을 방문한 일부 고객들은 달력 배포가 종료됐다는 안내문을 보고 발길을 되돌렸다.
일부 고객들은 달력을 구하기 위해 은행 지점 여러곳을 돌기도 했다.
은행 달력의 품귀 현상은 최근 달력을 배부하는 기관이 점차 줄고 '은행 달력을 걸어두면 재물운이 들어온다'는 속설 때문으로 풀이된다.
서울 중구 우리은행 종로금융센터 앞에서 만난 한 50대 여성 고객은 "집 안에 은행 달력을 두면 돈이 들어온다는 얘기가 있지 않냐"며 "벽걸이 달력만 남았다고 해서 가족들과 나눠 쓰려고 3개를 받았다"고 말했다.
NH농협은행이 자사 앱 'NH올원뱅크'를 통해 지난달 25일부터 진행한 선착순 달력 증정 이벤트는 오픈 당일 신청이 몰리며 조기에 마감됐다. 농협은행은 접이식달력과 3개월 숫자달력, 탁상달력 등 3종을 총 2만 5000개 준비한 바 있다.
한 누리꾼은 "(이벤트 오픈) 5분쯤 지났는데 선착순 5000명짜리 탁상달력이 마감됐다"며 "11분쯤 된 것 같은데 세가지 달력이 모두 마감됐다"고 전했다.
달력 품귀현상에 당근 등 중고거래 플랫폼에는 시중은행 이름이 새겨진 벽걸이·탁상 달력이 판매 물품으로 올라온 상태다. 가격은 3000~5000원, 비싸게는 1만원 이상에 판매되고 있다.
은행 달력이 매년 인기를 끌고 있는 만큼 은행들은 달력에 각자의 개성을 담아 회사의 정체성을 홍보하고 있다.
KB국민은행은 탁상용 달력에 KB금융그룹의 캐릭터인 '스타프렌즈'를 활용해 월별로 '어린왕자' '홍길동전' 등 고전 문학작품의 한 장면을 연출했다.
하나은행의 탁상용 달력은 내년 백남준 서거 20주기를 앞두고 백남준아트센터와 협업해 제작됐다. 달력에는 백남준 작가의 작품 열두점의 사진이 들어갔다.
우리은행은 우리금융그룹의 발달장애 미술가 육성사업인 '우리시각' 작가들의 작품이 담겼다. 그림과 함께 전속 모델인 가수 겸 배우 '아이유'의 사진도 포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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