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전국

80년 만에 일본 방문한 정신영 할머니, 강제동원 동료들 기려

뉴스1

입력 2025.12.07 17:46

수정 2025.12.07 17:46

일제강제동원 피해자인 정신영 할머니(95). News1
일제강제동원 피해자인 정신영 할머니(95). News1


(광주=뉴스1) 최성국 기자 = 일제강점기에 강제동원된 정신영 할머니(95)가 80년 만에 일본 나고야를 방문, 일본에 끌려가 도난카이(東南海) 대지진으로 희생된 피해자들을 기렸다.

7일 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에 따르면 정 할머니와 이국언 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 이사장은 이날 오후 일본에서 열린 도난카이 지진 희생자 추도식에 참석했다.

이날은 강제 징용된 피해자들이 도난카이 지진으로 숨진 지 81주년이다.

희생자 중에는 정 할머니와 함께 광주·전남에서 징용돼 지진으로 숨진 소녀 6명도 포함돼 있다.

정 할머니는 귀국한 지 80년 만에 일본을 찾아 희생된 동료들을 기렸다.



정 할머니는 1944년 나주대정국민학교를 졸업 후 같은해 5월 "일본에 가면 공부도 가르쳐 주고 중학교도 보내준다"는 회사의 꾀임에 속아 미쓰비시중공업 나고야항공기제작소로 동원됐다.

그는 1945년 10월 귀국할 때까지 전쟁통 속 생명의 위협을 느끼며 강제노역에 종사했다.

일본 연금기구는 2022년 후생연금 탈퇴수당이라며 정 할머니에게 엔화로 99엔, 우리나라 돈으로 931원을 지급해 국민적인 공분을 샀다.

정 할머니는 미쓰비시중공업을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청구, 지난해 1심에서 승소를 거뒀다.


재판부는 미쓰비시중공업의 피해보상 의무를 인정했으나, 미쓰비시는 원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를 제기한 상태다.

강기정 광주시장도 추도사를 통해 "올해 정신영 할머니의 나고야 방문은 미쓰비시 소송 승소의 결실이자, 다카하시 마코토 대표(나고야 미쓰비시·조선 여자 근로정신대 소송을 지원하는 모임)를 비롯한 일본의 양심 시민들과 이어온 긴 연대의 의미를 다시 확인하는 계기"라고 전했다.


이어 "희생자들의 넋에 깊은 위로를 올리며 광주 역시 연대의 흐름이 끊기지 않도록 기억의 책임을 이어가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