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칼럼 기자수첩

[기자수첩] '코스닥의 시간'이 반가운 이유

서민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12.07 18:12

수정 2025.12.07 19:39

서민지 증권부
서민지 증권부

소득부터 부동산, 자산 등 우리 사회는 어느 순간 양극화가 심화돼 왔다. 국내 증시도 마찬가지다. 최근 기자와 통화한 한 전문가는 "대기업은 점점 더 성장하고 중소기업은 힘들어지니까…주식 시장도 양극화가 커지고 있죠"라며 안타까운 목소리를 냈다.

실제 코스닥은 부침이 많았다. 지난 2000년 3월 10일 코스닥지수는 2834.40으로 사상 최고치를 찍었지만, 한 달도 되지 않은 4월 4일(1934.70) 1000대로 추락했다.

최고치를 찍은 지 6개월여 만인 9월 15일에는 992.50으로 1000선을 밑돌았다.

올 들어서도 코스닥의 부진은 이어졌다. 코스피지수가 올해 초 2398.94에서 지난 5일 4100.05로 70.9% 상승하는 동안 코스닥은 686.63에서 924.74로 34.7% 오르는 데 그쳤다. 성장세가 절반에도 못 미친 것이다.

이로 인해 코스피와 코스닥의 격차도 더 벌어졌다. 지난달 3일 코스피는 최고치인 4221.87로, 코스피를 코스닥지수(914.55)로 나눈 값의 상대강도 4.62를 기록하며 사상 최대 격차를 보였다.

투자자 입장에선 중소기업, 코스닥에 투자하는 것을 주저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우리는 하루 앞을 알 수 없는 급변하는 세상에 살고 있고, 변화의 폭이 클수록 안정적인 투자처에 투자하고 싶은 게 당연한 일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12월 들어 코스닥 시장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이달 코스닥 시장의 일평균 거래대금은 11조3946억원으로 올해 첫 10조원대를 기록했다. 지난 1일에는 코스닥 전체 거래대금이 11조8161억원으로 코스피 거래대금(11조8056억원)을 넘어서기도 했다.

시가총액도 사상 첫 '500조 시대'를 눈앞에 두고 있다. 지난 4일 시가총액 500조원을 넘었고, 5일에는 시가총액 499조5958억원으로 종가 기준 최고치를 기록했다.

그간 관심을 받지 못해 침체됐던 코스닥 시장에 활기가 생겼다는 것만으로도 다행이란 생각이 든다. 코스닥 시장이 활발해지면 기업공개(IPO) 시장이 살아나고, IPO 시장에 훈풍이 불면 벤처 투자도 늘어나게 된다.
벤처 투자 확대는 코스닥으로의 자금 유입을 활발하게 하는 등 선순환 구조가 형성된다. 우리 시장에 양극화를 줄이고 다양성을 확대하는 기회가 될 수 있는 것이다.
차근차근 '코스닥의 시간'을 누리며 롱런하기를 바랄 뿐이다.

jisseo@fn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