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권혁준 기자 = 여자 프로배구 선두 한국도로공사가 풀세트 접전 끝에 정관장을 누르고 연패 위기에서 벗어났다.
도로공사는 7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진에어 2025-26 V리그 여자부 정관장과의 원정 경기에서 세트스코어 3-2(25-23 25-23 17-25 19-25 15-12)로 이겼다.
앞서 3일 흥국생명전에서 패하며 10연승이 끊겼던 도로공사는 이날 승리로 연패를 모면했다. 시즌 전적은 11승2패, 승점 2점을 추가하며 31점이 돼 2위 현대건설(7승6패·승점 23)과의 격차를 벌렸다.
반면 정관장은 4연패의 늪에 빠졌다.
도로공사의 레티치아 모마 바소코(등록명 모마)는 양 팀 최다 32점으로 팀 승리의 주역이 됐다.
부상에서 돌아온 타나차 쑥솟도 15점을 기록했고, 강소휘도 12점으로 뒤를 받쳤다.
정관장은 엘리사 자네테가 19점을 기록한 것을 비롯해 정호영(17점), 이선우(15점), 박은진(12점), 박혜민(11점)까지 5명이 두 자릿수 득점을 올리는 등 고른 활약을 펼쳤지만 끝내 '대어'를 낚지 못했다.
도로공사는 1세트 기선을 제압했다. 세트 막판까지 23-23의 균형이 이어졌는데, 상대 박혜민의 네트 터치에 이은 이지윤의 서브 득점으로 승리했다.
2세트도 접전 끝 승리였다. 세트 중반 이후 모마의 활약 속에 격차를 벌렸고, 막판 24-23까지 추격당했지만 모마의 백어택으로 마무리했다.
그러나 연패에 빠진 정관장도 쉽게 물러서지 않았다. 정관장은 정호영, 이선우를 앞세워 반격에 나섰고, 도로공사는 앞선 흥국생명전처럼 흔들리기 시작했다.
도로공사는 세터를 김다은으로 교체하는 등 활로를 모색했으나 17-25로 패했다.
4세트 역시 모마가 지친 기색을 보이며 어려운 경기를 펼쳤고 19-25로 패해 5세트로 향하게 됐다.
그러나 마지막에 웃은 쪽은 도로공사였다. 중요할 때마다 모마가 해결사로 나서면서 활로를 틔웠고, 김세빈과 타나차가 블로킹으로 상대의 다양한 공격 루트를 저지했다.
양 팀은 긴 랠리를 여러 차례 주고 받으며 접전을 벌였지만 모마가 버틴 도로공사가 끝내 웃었다. 14-12에서 정관장의 연결 범실이 나오면서 도로공사가 긴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앞서 인천에서 열린 남자부 경기에선 홈팀 대한항공이 삼성화재를 세트스코어 3-1(25-13 23-25 27-25 25-18)로 이겼다.
이로써 대한항공은 10연승을 내달리며 시즌 전적 11승1패(승점 31)로 선두를 질주했다. 2위 현대캐피탈(7승5패·승점 23)과의 격차는 8점 차로 벌렸다.
대한항공은 이날 승리로 팀 통산 4번째 두 자릿수 연승을 기록했다. 대한항공은 앞서 2009-10시즌(10연승), 2010-11시즌(12연승), 2011-12시즌(13연승)을 달성했고, 2011-12시즌 이후 14시즌 만에 10연승을 달성했다. 당시 작성한 13연승은 대한항공의 최다 연승 기록이다.
반면 삼성화재는 7연패의 수렁에 빠지며 2승10패(승점 7)로 최하위에 머물렀다. 삼성화재는 앞으로 한 번 더 패하면 2020-21시즌에 기록했던 팀 최다 연패와 동률을 이루게 된다.
대한항공의 승리 주역은 2라운드 남자부 최우수선수(MVP) 카일 러셀이었다. 러셀은 이날 양 팀 최다 22점에 공격 성공률 56%로 맹활약했다.
특히 백어택 7개, 블로킹 5개, 서브 득점 3개 등으로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했다. 러셀은 개인 통산 13번째, 올 시즌 3번째 트리플크라운을 기록했다.
정지석도 19점에 공격 성공률 62.%로 불을 뿜었고, 김민재(12점), 김규민(10점)도 제 몫을 다했다.
특히 팀 블로킹에서 18-9로 압도한 것이 결정적이었다.
삼성화재는 에이스 미힐 아히가 19점, 김우진이 13점으로 고군분투했으나 역부족이었다.
대한항공이 1세트, 삼성화재가 2세트를 잡은 가운데 승부의 분수령은 3세트였다. 2세트를 잡은 삼성화재가 기세를 몰아 3세트에서도 활약을 이어갔는데, 대한항공도 유광우, 곽승석, 임동혁 등 백업 선수들을 두루 기용하며 분위기 반전에 나섰다.
치열한 승부 끝에 듀스로 이어졌고, 대한항공은 24-25에서 러셀의 퀵오픈으로 위기를 넘긴 뒤 정지석이 아히의 공격을 가로막아 역전했다. 이후 아히의 공격이 벗어나면서 대한항공이 3세트의 승자가 됐다.
흐름을 회복한 대한항공은 4세트에서 1세트와 비슷한 압도적인 경기력을 보였다. 세트 초반엔 김규민, 러셀 등의 블로킹으로 상대 흐름을 완전히 꺾었다. 중반 이후 삼성화재가 반격에 나섰지만, 이번엔 러셀, 정지석의 서브 득점이 폭발해 승부를 갈랐다.
결국 25-18로 경기를 마무리하며 대한항공의 10연승이 확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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