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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EU의 X 과징금에 대응 시사…"심한 조치, 옳지 않다"

뉴스1

입력 2025.12.09 07:37

수정 2025.12.09 07:37

(워싱턴=뉴스1) 류정민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유럽연합(EU)의 소셜미디어 플랫폼 엑스(X)에 대한 1억 2000만 유로(약 2000억 원)의 과징금 부과 결정에 대해 "진짜 심한 조치"라며 대응을 시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8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열린 농업인들과의 라운드테이블 행사에서 EU의 과징금 조치에 대한 기자 질문을 받고 "굉장히 어려운 문제이고, 그것이 옳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X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소유하고 있다.

EU 규제 당국은 약 2년간의 조사 끝에 온라인 허위 정보와 유해·불법 상품 또는 콘텐츠 확산을 막는 목적으로 도입된 디지털서비스법(DSA)을 위반한 혐의로 X에 과징금을 부과하기로 최근 결정했다.

규제 당국은 X가 인증 계정용 블루 체크마크를 기만적으로 설계하고, 광고 저장소의 투명성을 확보하지 않았으며 연구자에게 필요한 공공 데이터를 제공하지 않은 점 등을 주요 위반 사항으로 지적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EU의 이런 규제가 미국 빅테크를 겨냥하고 미국인의 표현을 검열하고 있다고 반발해 왔다.

트럼프는 "일론이 이 문제로 나에게 도움을 요청하지는 않았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트럼프는 "그들이 어떻게 그렇게 할 수 있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 나중에 전체적인 보고를 받은 뒤 말하겠다"라고 대응에 나설 수 있을 것임을 시사했다.

트럼프는 "유럽은 여러 일을 할 때 매우 조심해야 한다"면서 "우리는 유럽을 유럽으로 유지하길 원하지만, 유럽은 좋지 않은 방향으로 가고 있다"라고 주장했다.

최근 EU 집행위는 클라우딩 컴퓨팅 서비스 플랫폼인 아마존웹서비스(AWS)와 마이크로소프트 애저의 시장 지배력에 대한 조사를 착수한다고 발표하는 등 트럼프 행정부의 압력에도 불구하고 미국 빅테크 기업에 대한 조사를 이어가고 있다.


미국과 유럽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휴전안을 비롯해 안보 분야에서도 의견 대립으로 충돌하고 있다.

로이터통신 등의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는 최근 워싱턴DC에서 열린 나토 정책 감독 회의에서 2027년까지 유럽 주도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방위를 구축하라고 요구했다.


또 트럼프 행정부는 최근 발표한 새 '국가안보전략'(NSS)을 통해 "나토가 끊임없이 확장하는 동맹이라는 인식을 끝내고, 이런 일의 현실화를 막아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