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출판

"그림과 문장이 엮는 감각적 사유"…내 영혼의 미술관으로의 초대

뉴스1

입력 2025.12.09 07:49

수정 2025.12.09 07:49

그림 읽는 밤 (청림라이프 제공)
그림 읽는 밤 (청림라이프 제공)


(서울=뉴스1) 김정한 기자 = 미술 에세이스트 이소영이 명화와 문장을 연결해 큐레이션한 감각적인 사유의 전시회 같은 책을 출간했다. 오랫동안 마음속에 저장해 둔 그림과 책에서 흔적을 남긴 문장을 엮어 독자들을 고독하지만 풍요로운 밤의 시간으로 초대한다.

저자는 명화를 들여다보는 시간을 깊은 물속으로 잠수하는 것에 비유한다. 붓질 하나, 색의 조합 하나에 숨겨진 화가의 이야기와 정서를 길어 올려 아름다운 문장과 연결하는 작업이다. 이 책은 이렇듯 그림이 주는 '울림'과 문장이 주는 '공명'의 순간을 펼쳐 보인다.



이 책에 수록된 48점의 그림은 독자들에게 익숙한 유명작보다는 일상의 행복, 내면의 성찰, 삶과 죽음 등 독자적인 시각을 담아낸 작품들이다. 저자가 힘들 때마다 꺼내 보던 위로와 사유의 그림을 매일 밤마다 하나씩 이야기로 풀어낸다. 여기에 화가나 작가의 깊이 있는 성찰이 담긴 문장들을 연결하여 말로 설명할 수 없는 감정의 결들을 드러낸다.

레옹 스필리에르트의 '어부의 아내' 해설에서 저자는 평생 불면증에 시달린 화가의 삶과 파스텔화의 방식을 엮어낸다. 고개를 숙인 채 걷는 여인의 발걸음이 "삶이 늘 시적이지는 않을지라도 최소한 운율은 있다"는 문장으로 압축되어 독자의 마음에 파고든다.

해설을 읽고 감상에 그치지 않도록 여백도 뒀다. 독자들은 이 공간을 활용해 저자의 해설과 문장을 되새기며 필사하거나, 그림을 보고 느낀 감상을 자신만의 언어로 기록할 수 있다.
저자는 독자들에게 '눈보다 손이 깊게 읽는다'며 능동적인 독자가 되어주기를 제안한다.

이 책은 보고, 읽고, 쓰는 과정을 통해 나의 내면을 깊이 있게 들여다보는 미술적 체화의 시간을 제공한다.
일상에 지친 이들, 밤마다 책을 읽는 이들, 그림 앞에서 오래 머무는 것을 좋아하는 이들에게 찬란한 '기억'이 되는 밤 컬렉션을 선사한다.

△ 그림 읽는 밤/ 이소영 글/ 청림라이프 / 2만 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