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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내식엔 유독 삶은 채소 뿐", 왜?…'이것' 고려한 조치

뉴시스

입력 2025.12.09 08:01

수정 2025.12.09 08:01

삶기·찌기 등 가열 조리는 식중독 위험을 낮출 수 있어 튀김 등 재가열 시 식감 떨어져…수분있는 채소가 적절
[대구=뉴시스] 9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기내식은 지상에서 조리한 뒤 항공기로 운반되고, 비행 중 다시 재가열해 승객에게 제공된다. 사진은 티웨이항공의 순수 채식 기내식 출시 사진. 해당 사지은 기사와 직접 관련이 없습니다. (사진=티웨이항공 제공)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대구=뉴시스] 9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기내식은 지상에서 조리한 뒤 항공기로 운반되고, 비행 중 다시 재가열해 승객에게 제공된다. 사진은 티웨이항공의 순수 채식 기내식 출시 사진. 해당 사지은 기사와 직접 관련이 없습니다. (사진=티웨이항공 제공)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송종호 기자 = 여행 후기 게시판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기내식 사진에는 브로콜리, 단호박 등 삶은 채소와 차가운 과일이 빠지지 않는다. 이는 단순한 기내식 식단이 아니라 항공사가 식품안전과 기내 환경을 고려한 결과물이다.

9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기내식은 지상에서 조리한 뒤 비행기로 운반되고, 비행 중 다시 재가열해 승객에게 제공된다.

이 과정에서 삶기·찌기 등 가열하는 조리 방식은 식중독 위험을 낮출 수 있어 안전성이 높다. 또 튀김류처럼 재가열 시 식감이 떨어지는 조리법보다 수분을 머금은 삶은 채소가 온도 변화에 덜 민감해 기내에서도 상대적으로 신선한 맛을 유지한다.

항공사 입장에서는 기내 공기 순환과 낮은 습도 탓에 음식이 빠르게 마르는 환경에서도 맛의 변화를 최소화할 수 최선의 선택지이다.

기내 환경은 인간의 감각에도 큰 영향을 준다. 비행가 약 10㎞ 상공을 비행하면 기압이 낮아지고, 외부의 건조한 공기가 기내 순환 시스템을 통해 지속적으로 유입된다. 이 과정에서 냄새 분자의 농도가 희석돼 후각이 둔해지고, 코 점막과 입안의 습도가 떨어지면서 미각 수용체의 반응도 약해진다. 전문가들은 지상 대비 약 20~30% 정도 맛을 덜 느끼는 것 파악한다. 기내에서 음식의 향과 맛이 평소보다 밋밋하게 느껴지는 이유다.

이 때문에 과일 역시 기내식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과일의 대표적 당 성분인 과당은 설탕보다 단맛이 강하며, 차갑게 보관할수록 단맛이 도드라지는 특성이 있다. 기내에서 제공되는 과일은 대부분 냉장 보관되기 때문에 둔해진 미각을 일정 부분 보완할 수 있다. 과일은 승객들에게 인기가 높은 메뉴라는 것이 항공사들의 설명이다.

일부 항공사는 향이 강한 허브, 감칠맛을 내는 양념, 고형분이 많이 남는 소스 등을 활용해 맛의 균형을 맞추기도 한다.
최근에는 저염식·비건식·글루텐프리 등 다양한 기내식 옵션이 확대되면서 삶은 채소와 과일의 비중은 더욱 커지는 추세다.

기내에서 자주 만나는 브로콜리·단호박·사과·포도 같은 식재료는 항공사의 입맛이 아닌 안전하고 균일한 품질의 식사를 제공하기 위한 선택이라는 의미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기내식 구성은 식품 안전과 기내 환경, 탑승객의 변화 등을 모두 고려하는 과학적 절차"라며 "특히 장거리 노선에서는 조리 안전뿐마 아니라 소화 부담, 재가열 후 품질 유지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메뉴를 구성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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