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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농가 달래려 18조원 풀었지만…"손실 메우긴 역부족"

뉴스1

입력 2025.12.09 09:07

수정 2025.12.09 09:07

(서울=뉴스1) 강민경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농가에 120억 달러(약 17조6400억 원)를 푼다고 8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중국의 미국산 농산물 수입 중단으로 직격탄을 맞은 농민 유권자들을 달래기 위한 조처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지원금이 관세 수입의 일부로 충당된다고 밝혔다. 백악관에 따르면 120억 달러 중 110억 달러는 옥수수·면화·대두·쌀 등을 재배하는 농가에 직접 지급된다. 나머지 10억 달러는 과일·채소 등 특수 작물 재배 농가를 위한 예비비로 책정된다.

지원금 지급은 내년 2월 말까지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뉴욕타임스(NYT)는 이번 지원금이 농가의 손실을 메우기엔 턱없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숀 아리타 노스다코타주립대 선임연구원은 올해 수확기 농작물 생산자들이 입을 손실이 350억~430억 달러(약 51조~63조 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미국 농업계가 트랙터 같은 농기계에 사용되는 금속과 비료 등 핵심 원자재 가격 상승, 높은 대출 금리, 무역 전쟁이라는 삼중고에 시달리고 있기 때문이다.

120억 달러의 지원금은 최소 추정 손실액의 3분의 1 수준에 불과한 셈이다.

야당인 민주당은 이미 날을 세우고 있다. 에이미 클로버샤(민주·미네소타) 상원의원은 "농민들이 원하는 것은 원조가 아닌 교역"이라며 "대통령이 관세 전쟁을 끝내는 것이 농가에 확실성을 주는 가장 쉬운 방법"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농가에 지원금을 지급한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1기 때도 중국의 보복 조처로 피해를 본 농민들에게 200억 달러가 넘는 금액을 지원했다.


하지만 당시 지원금은 대규모 부유 농가에 편중 지급됐다는 독립적인 분석 결과가 나오면서 형평성 논란이 일었다.

중국과의 무역 갈등도 현재진행형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10월 말 부산에서 가진 미중 정상회담에서 중국이 올해 1200만 톤의 미국산 대두를 구매하기로 합의했다고 발표했으나, 미 농무부에 따르면 중국의 올해 누적 구매량은 아직 270만 톤에 불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