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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천 집값, 왜 이렇게 오르나…산업·교통·재건축 ‘삼중 호재’ 폭발

뉴시스

입력 2025.12.09 10:09

수정 2025.12.09 10:09

지식정보타운 중심으로 IT·바이오 기업 800여 곳 집결…고소득층 유입 본격화 GTX-C·월판선·위례~과천선 등 교통망 확충으로 강남·판교 접근성 극대화 대규모 재건축·3기 신도시 개발이 맞물리며 도시 전역 ‘신축 리빌딩’ 가속화
자료 네이버 부동산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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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김종민 기자 = 과천 집값이 다시 한 번 수도권 시장의 중심으로 떠오르고 있다.

서울 핵심지보다 높은 상승률을 기록하며 ‘강남 대체지’ 수준을 넘어, 이제는 강남·분당과 함께 움직이는 독자적 고급 주거지 축으로 자리 잡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산업·교통·재건축이 동시에 작동하는 드문 삼중 호재가 겹치며, 과천은 올해 경기도에서 집값 상승률 1위를 기록하는 등 상승세가 더욱 탄력을 받고 있다.

9일 한국부동산원 조사에 따르면 12월 첫째 주 과천 아파트값은 전주보다 0.45% 올라 상승 폭이 확대됐다. 이는 용산구(0.35%), 송파구(0.33%), 동작구(0.31%) 등 서울 선호 지역을 모두 뛰어넘는 수치다.

올해 누적 상승률은 18.76%로 경기도에서 가장 높다.

거래 시장도 이에 호응하는 분위기다. 과천푸르지오써밋(2020년 입주) 전용 84㎡는 지난 10월 28억원에 거래됐고, 2027년 입주 예정인 프레스티어자이 전용 84㎡ 입주권은 25억 원대 중반에서 연이어 손바뀜이 일어났다. 재건축이 추진 중인 주공10단지 83㎡ 역시 28억원대를 기록하며 규제와 관계없이 신고가 흐름이 지속되는 양상이다.

시장 분위기는 변화의 체감도가 확연하다. 한 40대 직장인은 “불과 1년 전만 해도 ‘강남 인접 신축’ 이미지 정도였는데, 이제는 가격 그래프가 강남을 위협하는 수준”이라며 “과천이 완전히 다른 도시가 된 느낌”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과천의 상승 배경을 단순한 ‘강남 인접 효과’로 한정하지 않는다. 과천지식정보타운의 조성과 기업 입주가 도시의 체질을 바꾸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곳에는 IT, 게임, 바이오 등 약 800여 개 기업이 입주했거나 입주를 앞두고 있다. 넷마블, JW중외제약, 광동제약 등 대기업과 유망 기업이 잇따라 들어오며 고소득 전문직 종사자들의 유입이 꾸준히 늘고 있다. 이에 따라 ‘지속적 수요’가 가능한 구조가 자리 잡았다는 평가다.

교통 인프라 개선도 상승 요인을 키우고 있다. GTX-C 노선은 정부과천청사역과 인덕원역을 지나 개통 시 강남 접근성이 크게 높아질 전망이다. 월곶~판교선 역시 인덕원역에 정차하며 과천과 판교를 직접 잇게 된다. 위례~과천선(계획안)까지 더해질 경우 과천과 송파가 하나의 생활권으로 묶이고, 이수~과천 복합터널 개통은 서울 도심 진입 시간을 단축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교통망 확충이 과천을 수도권 남부 교통의 핵심 지점으로 만들고 있다고 평가한다.

도시 전역에서 진행되는 재건축과 신축 공급도 가격 상승을 뒷받침하는 요인이다. 주공5단지(대우건설), 주공8·9단지(현대건설), 주공10단지(삼성물산) 등 대형 시공사가 참여하는 단지들이 잇따라 재건축 사업을 추진 중이며, 경마공원역·선바위역 일대에서는 3기 신도시 과천지구 개발이 본격화됐다. 노후 아파트가 빠르게 신축으로 교체되면서 ‘도시 전체 리빌딩’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자료 더피알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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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천 집값의 강세는 강남·분당과의 공동 상승 흐름에서도 드러난다. 부동산인포가 KB국민은행 시세를 분석한 결과, 강남구와 서초구의 매매가격지수가 상승 전환할 때 성남시 분당구와 과천시의 시세도 동시에 뛰는 ‘커플링(동조화)’ 현상이 뚜렷했다. 올해 들어 11월까지 과천 아파트값은 20.05% 오르며 경기도에서 1위를 기록했고, 같은 기간 강남구는 18.99%, 분당구는 14.30% 상승했다.

이들 지역은 고소득 근로자 기반이 두텁다는 공통점이 있다. 국세통계에 따르면 2022년 근로소득 연말정산 기준 1인당 평균 소득은 강남구 8419만원(서울 1위), 과천시 6741만원(경기 1위), 성남시 5670만원으로 집계됐다.
전문가들은 강남·판교·과천을 잇는 첨단 산업 라인이 형성되면서, 직주근접을 중시하는 전문직 종사자들이 이 지역에 집중되는 구조가 만들어졌다고 지적한다.

전문가들은 강남·과천·분당으로 이어지는 이른바 ‘삼각벨트’의 수요 탄탄함과 공급 부족 현상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고 과천의 집값 강세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하고 있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과천은 과거의 ‘거쳐가는 도시’에서 ‘머무르는 도시’로 성격이 완전히 바뀌었다”며 “고소득 기반 수요층이 두꺼워 안정성이 높고, 상승장에서는 가장 먼저 올라가는 지역적 탄력성을 갖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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