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전국

'퍼즐 맞듯 신속한 치료'…대형버스 깔린 10대 살린 단국대병원

뉴스1

입력 2025.12.09 10:37

수정 2025.12.09 10:37

교통사고로 이송된 B군을 치료하는 단대병원 의료진.(단대병원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교통사고로 이송된 B군을 치료하는 단대병원 의료진.(단대병원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중환자실에서 처치하는 장성욱 센터장. (단대병원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중환자실에서 처치하는 장성욱 센터장. (단대병원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천안=뉴스1) 이시우 기자 = "그날 선생님들이 그 곳에 계시지 않았다면…"

헌신적인 노력으로 죽음의 문턱에 선 아이를 구해 낸 의료진을 지켜본 부모는 편지로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충남 천안에 거주하는 A 씨는 지난 2월 1일, 교통사고로 고등학교 입학을 앞둔 아들 B 군을 잃을 뻔했다. 학원 수업을 마치고 귀가하던 B 군은 횡단보도에서 교통사고를 당했다. 신호를 위반한 대형버스가 횡단하던 B군을 밟고 지나갔다. 장기는 완전히 망가지고, 뼈가 부러지는 매우 심각한 사고였다.



사고 지점에서 불과 10㎞가량 떨어진 곳에 단국대병원 충남권역외상센터가 있었다는 것이 불행 중 다행이었다. 그곳에는 B 군을 살릴 의사들이 있었다.

A 씨는 "'일단 살리고 봅시다'라는 말과 함께 베드를 밀고 뛰어 가시던 이석원 선생님의 모습이 아직도 생생하다"며 "1분만 지체됐다면, 모든 과정이 퍼즐이 맞춰지듯 신속하게 이뤄지지 않았다면…, 지금도 심장이 뛴다"고 회상했다.

여러 차례 수술 과정에서도 위기는 반복적으로 찾아왔지만 그때마다 의료진이 B 군의 옆을 지켰다.

A 씨는 "패혈증으로 다시 한번 생사의 기로에 있던 때 열흘 넘게 집에도 가지 않고 옆을 지켜준 장성욱 센터장님이 덕분에 흔들림 없이 아이를 맡기고 기다릴 수 있었다"며 "의사, 간호사 선생님들로부터 입원해 있던 4개월 동안 치료 이상의 것을 받았다"고 감사해했다.

100여 일간 입원했던 B 군은 지난 5월 퇴원해 통원 치료를 받고 있다. 내년에는 올해 미처 하지 못한 고등학교 입학을 준비 중이다.

A 씨는 "천안에 오래 살면서도 단국대에 외상센터가 있는 줄 몰랐다. 외상센터를 통해 내 아이가 다시 숨을 쉬고 제 옆에 있다는 것이 꿈만 같다"며 "워낙 큰 사고였기에 아직 완전히 회복된 것은 아니지만, 입학을 준비하며 재활도 하고 있다.
선생님들 덕분에 다시 웃고, 삐지고, 화해하는 평범한 하루를 누리고 있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아픈 사람을 치료하는 힘든 일이라 매일 지치고 어려우시겠지만 힘 내 주세요. 우리 아이를 살려주셔서 감사합니다"라고 끝을 맺었다.


장성욱 센터장은 "지난 2014년 권역외상센터 개소 이후 손꼽힐 만한 중증 환자였다"며 "앞으로도 지역사회 중증외상 환자의 생명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