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뉴스1) 신은빈 기자 = 네이버(035420) 노동조합이 직장 내 괴롭힘 방조 의혹으로 물러난 최인혁 테크비즈니스 대표의 복귀를 반대하는 본격적인 주주행동에 나섰다. 노조는 최 대표 복귀 과정이 적법하게 이뤄졌는지 확인하기 위해 네이버 이사회 회의록 열람과 주주명부 열람을 요구했다.
민주노총 화섬식품노조 네이버지회 '공동성명'은 9일 경기 성남시 네이버 제2 사옥 1784에서 최 대표 퇴진 주주행동 요구사항 제출 기자회견을 열고 주주행동 계획을 밝혔다.
이번 행동은 노조가 8월 21일 선언한 최 대표 복귀 저지 주주행동의 후속 조치다.
앞서 노조는 네이버 이사회의 회의록 열람과 주주명부 확인 등을 요구하기 위해 소액주주 위임장을 모았다.
이렇게 모인 의결권은 현재 기준 700여 명이다. 계열사를 포함한 전체 노조 조합원(약 6000명)의 약 12%, 본사 노조 조합원의 약 30%다.
9월 30일 기준 네이버 전체 주주가 100만여 명인 것을 고려하면 현재 주주행동 의결권 수는 미미한 수준이다. 다만 노조는 전사적으로 공식적인 주주권을 행사하기 위한 움직임이라는 의의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수운 네이버지회 사무장은 "이번 주주행동은 경영권 침해가 아니라 직장 내 괴롭힘 사건의 책임자 복귀 결정이 적법하게 이뤄졌는지 확인하고, 회사의 투명한 의사 결정 구조 확립을 위한 정당한 권리 행사"라고 말했다.
노조는 이날 1784의 네이버 이사회 사무국으로 올라가 이사회 회의록 열람 청구서도 전달했다. 최 대표 복귀를 결정할 당시 이사회의 심의 과정과 절차적 정당성, 이해 상충 여부 등을 확인하기 위함이다.
오세윤 네이버지회 지회장은 "개정 상법은 이사회·경영진의 독단을 견제할 수 있도록 주주 권한을 강화했다"며 "이번 청구는 회사가 스스로 밝힌 지속가능경영 원칙이 제대로 적용되는지 확인하는 최소한의 조치"라고 강조했다.
한편 노조는 7월 대주주인 국민연금에 네이버 이사와 경영진 해임 안건으로 임시주주총회 소집을 촉구하는 서한을 발송했지만 명확한 답을 받지 못했다고 전했다. 노조는 주주행동으로 경영진의 독단을 견제하기 위해 서한을 재발송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알렸다.
최 대표는 2021년 한 직원이 직장 내 괴롭힘으로 숨지자 도의적 책임을 지고 당시 맡고 있던 최고운영책임자(COO) 자리에서 물러났다. 이후 네이버 이사회는 최 대표 복귀를 약 2개월 앞둔 3월 비공식 설명회를 열었다.
이후 최 대표는 5월 19일 최고경영자(CEO) 직속 테크비즈니스 부문 신설과 함께 대표로 복귀했다. 노조는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진 5월 15일 즉시 복귀 반대 입장문을 발표하고 테크비즈니스 사업부 출범 당일부터 피케팅을 시작했다.
5월 27일에는 노조 조합원 98.82%가 최 대표 복귀에 반대한다는 총투표 결과를 알렸고, 경영진 해명이 없자 8월부터 매달 5회째 정기 집회를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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