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권혁준 기자 = 2년 만에 다시 통합 우승을 차지한 '챔피언' LG 트윈스는 '황금 장갑'을 몇 명이나 배출할까. 올 시즌 가장 강력한 팀이었던 것엔 분명하지만, 골든글러브는 '최다 수상'이 아닐 수도 있다.
포지션별 최고 선수를 가리는 2025 KBO 골든글러브 시상식은 9일 오후 5시40분 서울 송파구 롯데호텔 월드에서 열린다. 투수와 포수, 지명타자, 1루수, 2루수, 3루수, 유격수, 외야수(3명) 등 총 10개 부문에 걸쳐 최고의 선수를 가린다.
LG는 10개 부문에서 12명의 후보가 나왔다. 투수 부문에서 요니 치리노스, 임찬규, 손주영, 송승기, 김진성 등 무려 5명이고 포수(박동원), 1루수(오스틴 딘), 2루수(신민재), 3루수(문보경), 유격수(오지환), 외야수(박해민 문성주)도 경쟁한다.
지명타자를 제외한 전 부문에서 후보 기준을 넘겼다는 것은 그만큼 올 시즌 LG의 전력이 탄탄했다는 것을 보여준다. 주전 선수들의 부상, 부진 등의 이탈이 거의 없었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많은 후보가 곧 수상으로 이어지지는 않는다. 당장 투수 부문만 해도 LG를 비롯해 10개 구단에서 총 33명이 후보인데 이 중 단 한 명만 상을 받을 수 있다.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 코디 폰세(전 한화)의 수상이 유력하다.
1루수는 50홈런의 르윈 디아즈(삼성), 3루수는 빅리그 진출을 노리는 송성문(키움), 포수는 타격왕 양의지(두산)가 황금장갑을 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유격수 부문은 치열한 경합이 예상되는데, LG 오지환보다는 김주원(NC)과 박성한(SSG), 이재현(삼성)의 경쟁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나마 LG가 기대할 만한 포지션은 2루수와 외야수다.
2루수의 경우 신민재가 생애 첫 수상을 노린다. 이 포지션은 2022년부터 3년 연속 수상했던 '절대 강자' 김혜성(LA 다저스)이 빠졌다.
신민재는 정규시즌 135경기에서 0.313의 타율과 61타점 15도루 등으로 활약했다. 수비력도 준수해 골든글러브 수상자로 손색이 없다.
하지만 수상을 위해선 박민우(NC)를 넘어야 한다. 박민우는 올 시즌 0.302의 타율에 3홈런 67타점 28도루 등을 기록했다.
신민재가 타율이 높고 꾸준히 경기에 나섰다는 점이 장점인 반면, 2루타 등 장타와 도루 등에선 박민우가 앞선다. 가장 치열한 경합이 예상되는 포지션이다.
신민재는 앞서 발표된 KBO 수비상에서도 박민우에게 밀려 수상하지 못했다.
외야수 부문에선 박해민의 수상을 기대할 만하다. 0.276의 타율에 3홈런 49도루 등을 기록했는데, 공격 수치로만 보면 안현민(KT), 구자욱, 김성윤(이상 삼성), 빅터 레이예스(롯데) 등에 밀린다.
하지만 압도적인 수비 능력이 플러스 요인이 될 수 있다. 올 시즌 여러 차례 보여준 '슈퍼 캐치'는 LG의 우승에 큰 힘이었다.
다만 숫자로 드러나지 않는 수비 능력이 실제 득표로까지 이어질지는 두고 봐야 한다.
LG는 29년 만에 우승을 달성했던 2023년엔 오지환(유격수), 오스틴 딘(1루수), 홍창기(외야수) 등 3명의 골든글러브 수상자를 배출했다.
하지만 올 시즌엔 최대 2명, 최악의 경우엔 한 명의 수상자도 배출하지 못할 가능성도 있다.
역대 한국시리즈 우승팀 중 가장 많은 골든글러브 수상자를 배출한 건 1991년 해태 타이거즈(현 KIA)다. 해태는 당시 선동열(투수), 장채근(포수), 김성한(1루수), 한대화(3루수), 이호성, 이순철(이상 외야수) 등 6명이 수상했다.
반면 2018년 SK 와이번스(현 SSG 랜더스)는 한국시리즈에서 우승하고도 단 한 명도 수상하지 못했다.
2018년 SK의 상황이 올해 LG에서 되풀이되지 말라는 법이 없다.
이 경우 LG는 올해 감독상이 신설된 것에 위안 삼아야 할지도 모른다.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 감독상이 함께 발표되는 가운데, 통합 우승 사령탑 염경엽 감독의 수상 가능성이 가장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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