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임성일 스포츠전문기자 = 2025년 K리그 모든 일정이 '벼랑 끝 승부' 승강 플레이오프를 끝으로 막을 내렸다.
K리그1 11위와 K리그2 2위와 맞붙은 승강 플레이오프1에서는 1부 클럽 제주SK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고 K리그1 10위와 K리그2 PO 승자가 겨룬 승강 플레이오프2에서는 부천FC가 창단 첫 승격의 기쁨을 누렸다.
승자의 환호 뒤에는 패자의 눈물이 있었는데, 공교롭게도 수원시를 연고로 하는 두 클럽 수원삼성과 수원FC가 쓴잔을 마셨다. '축구 수도'를 자처하는 수원의 팬들에게 2025년은 악몽 같은 페이지가 됐다.
수원FC는 8일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 2025 승강 PO 2차전에서 부천에 2-3으로 졌다.
1차전 패배로 부담을 안고 시작한 수원FC는 전반 14분 바사니, 전반 23분 김규민에게 연속 실점해 힘이 빠졌고 후반전 시작과 동시에 갈레고에게 추가골까지 내주며 사실상 무너졌다. 후반 막바지 2골을 넣으면서 따라갔으나 뒤집기는 역부족이었다. 2020년 K리그1에 올랐던 수원FC는 6년 만에 다시 2부로 내려간다.
수원FC는 지난해 5위로 상위 스플릿에 진출했으나 올 시즌은 초반부터 애를 먹었고, 특히 여름을 지나면서 급격히 추락해 결국 강등권으로 밀려났다.
그래도 '최악의 부진'에 빠진 대구와 제주 덕분에 10위를 차지한 수원은 플레이오프를 거쳐 올라온 부천을 만나 잔류 가능성이 커보였으나 예상 외 2연패를 당하며 추락했다. 승강제가 도입된 이래 3위 팀이 1부 클럽을 꺾고 승격한 것은 부천이 처음이다.
전날 7일에는 수원삼성이 고배를 마셨다. 수원삼성은 7일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 2025 승강 PO 2차전에서 제주SK에 0-2로 패했다. 지난 3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0-1로 졌던 수원삼성은 단 1골도 넣지 못한 채 다시 승격의 꿈을 접어야했다.
1차전에서 골키퍼의 불필요한 파울로 발생한 페널티킥으로 패한 수원삼성은 또 다시 수비진 실수로 고개를 숙였다. 수원삼성은 경기 시작 55초 만에 후방에서의 패스 미스로 실점했고 전반 40분 베테랑 수비수 이기제가 과격한 파울로 퇴장 당하는 악재까지 발생했다. 그리고 전반 종료 직전 상대의 강한 압박에 공을 빼앗기면서 추가골까지 허용, 무너졌다.
자타가 공인하는 최고 인기 구단 수원삼성은 지난 2023년 K리그1 최하위에 그쳐 다이렉트 강등돼 축구판 전체에 충격을 안겼다.
2부로 떨어졌어도 열성적인 팬들을 몰고 다닌 수원삼성은 '곧바로' 승격을 자신했으나 지난해 K리그2에서도 6위로 자존심을 구겼고, 창단 30주년을 맞이한 올해 준우승을 차지해 기회를 잡았으나 마지막 고비를 넘지 못한 채 또 내년을 기약하게 됐다.
수원FC는 올해 잡음이 끊이지 않았다. 부천전 패배후 김은중 감독은 "변명처럼 들릴 수 있지만 수원FC는 매년 선수단 절반 이상이 바뀌는 구조다. 팀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선수단의 힘을 키워야 한다"면서 "선수들이 훈련할 때 눈치를 볼 정도로 마음껏 훈련할 수 있는 장소도 없다"고 아쉬움을 토로했을 정도다.
베테랑 수비수 이용도 "프런트가 바뀌지 않으면 안된다"고 직격탄을 날렸을 만큼 내홍을 겪고 있다. 이 문제를 수습하지 않고서는 2부에서 머무는 시간이 길어질 수 있다.
수원삼성은 내부 충격이 꽤 크다. 올 시즌 2024년 K리그1 득점 2위 일류첸코를 비롯해 이규성, 김지현, 최영준, 권완규 등 검증된 베테랑을 데려왔고 세라핌, 레오 등 수준급 외국인 선수들도 영입하는 등 적극적인 투자로 의지를 보였으나 다시 승격에 실패했다.
제주전 패배 후 변성환 감독이 자진사퇴한 수원삼성은 새 지도자 영입부터 다시 출발해야한다. 내년에 올해만큼의 지원이 이어질지도 의문이다.
내년 K리그2는 파주와 용인, 김해의 가세로 총 17개 팀이 경쟁을 펼치고 최대 4팀이 승격할 수 있다. 기회의 문은 넓어졌다. 그리고 수원삼성과 수원FC의 스쿼드는 분명 경쟁력이 있다. 하지만 K리그2 상위권 경쟁이 해를 거듭할수록 치열해지고 있기에 '수원 형제'도 낙관할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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