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김예슬 기자 = 북한이 외국 정상 및 국빈급 외빈의 숙소로 사용하는 평양 금수산초대소(영빈관) 단지 내부에 대형 저택 3채를 동시에 건설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가 내년에도 활발한 '정상외교'를 펼칠 것으로 예상되는 대목이다.
미국의 북한 전문 매체 NK뉴스는 9일 최근 확보한 위성사진을 분석한 결과, 북한이 평양 금수산초대소 부지 내에 대규모 저택 3채를 새로 지은 것으로 확인된다고 보도했다.
위성사진에 따르면 새로 건설 중인 저택 3채는 각각 약 13만~14만 제곱피트(약 1만 3000㎡) 규모로, 북한이 지난 2019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북 당시 전용 숙소로 사용한 초대소 구역 내 기존의 2개 저택과 거의 같은 크기다.
북한은 2019년 6월 시 주석의 방북을 앞두고 금수산초대소를 급하게 건설했다.
NK뉴스는 이번 신축 공사 역시 "건설 계획이 갑자기 수립됐을 가능성을 보여 준다"라며 "전형적인 북한식 속도전"이라고 진단했다.
이번 공사는 지난 10월 말 인근 들판에 대형 노동자 캠프가 조성되면서 처음 포착했다. 이후 11월 중순까지 기초 굴착 작업이 진행됐고, 지난 2일 촬영된 미국 맥사(Maxar)사의 고해상도 위성사진에서는 3개 저택 모두 여러 층의 골조가 이미 올라간 모습이 확인됐다.
부속 지원 시설들까지 동시에 건설 중인 점을 고려하면 북한이 이 공사를 최우선 사업으로 추진하고 있으며, 향후 1~2개월 내 외관 공사를 마무리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방북 유력 후보는 푸틴·시진핑·트럼프…외교 이벤트 대비하는 北
방북 시 이 초대소를 사용할 정상으로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시 주석이 우선 거론된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해 6월 평양을 방문했기 때문에 시 주석이 푸틴 대통령보다 먼저 방북할 가능성이 크다.
시 주석의 마지막 방북은 6년 전인 2019년이었으며, 지난 9월 김정은 총비서가 베이징을 찾아 정상회담을 가진 만큼, 외교 관례상 다음 북중 정상회담은 평양에서 열릴 것으로 예상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지난 10월 북미 정상회담 및 방북 의사를 공개적으로 밝힌 바 있기 때문에 언제든 방북이 성사될 여지가 있다.
다만 NK뉴스는 이번 건설이 반드시 외국 정상의 방북을 대비하는 차원은 아닐 수도 있다고 봤다. 실제로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북한이 국경을 봉쇄했던 기간엔 금수산초대소 일부가 예술인들의 숙소로 제공된 적도 있고, 뮤직비디오 촬영 장소로도 활용됐다고 NK뉴스는 짚었다.
2024년 9월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서기, 11월 안드레이 벨로우소프 러시아 국방장관, 2025년 10월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 등 러시아 고위 인사들이 이 영빈관을 이용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한편 이번 저택 건설은 인근에서 진행 중인 '우크라이나 전쟁 파병 북한군 전사자 묘지 및 박물관' 건설과 동시에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북·러 군사협력을 상징하는 공간을 권위가 있는 구역에 함께 배치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