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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진법사 "尹 당선, 통일교 은혜…김건희도 납득" 법정서 녹음 재생(종합)

뉴스1

입력 2025.12.09 13:28

수정 2025.12.09 13:28

김건희 여사와 친분을 이용해 각종 청탁을 받은 의혹이 제기된 건진법사 전성배 씨. 2025.8.21/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김건희 여사와 친분을 이용해 각종 청탁을 받은 의혹이 제기된 건진법사 전성배 씨. 2025.8.21/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김건희 여사의 '문고리 3인방 중 한 명으로 지목된 유경옥 전 행정관. 2025.7.25/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김건희 여사의 '문고리 3인방 중 한 명으로 지목된 유경옥 전 행정관. 2025.7.25/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서울=뉴스1) 서한샘 기자 = '건진법사' 전성배 씨와 통일교 간부가 지난 2022년 대선 직후 '윤석열 전 대통령이 통일교에 은혜를 입었다. 은혜를 갚지 않으면 안 된다고 했고 김건희 여사도 충분히 납득했다'는 취지로 통화한 녹음파일이 법정에서 재생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부장판사 이진관)는 9일 특정 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알선수재) 등 혐의를 받는 전 씨의 공판을 열고 김건희 특검팀(특별검사 민중기)이 추가 증거로 제출한 녹음파일들을 재생했다.

제20대 대선 직후인 2022년 3월 전 씨는 이현영 전 통일교 부회장과의 통화에서 "(윤 전 대통령이) 이번에 통일교에 너무나 은혜를 입은 것이다. 은혜를 갚지 않으면 안 된다고 충분히 얘기했고 (김) 여사도 충분히 납득했다"고 말했다.



이어 "은혜 입었지 않나. 사실 대통령 시켜주셨지 않나. 그 고마움을 잊으면 안 된다"고도 했다.

또 이 전 부회장 측이 "총리는 어떻게 될 것 같나"라고 묻자, 전 씨는 "전 사실 그런 인사에 별로 관여 안 한다. 그리고 한 가지 누누이 말씀드리는 건 총리가 됐든 누가 됐든 다 저하고는 인연이 다 맺어진다"고 답했다.

재판에서는 지난 2022년 2월 통일교 행사인 '한반도 평화 서밋' 전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이 정진상 전 더불어민주당 당대표실 정무조정실장 등에 접촉을 시도했던 정황이 담긴 녹취록도 공개됐다.

한편 이날 재판부에서는 '김 여사 문고리'로 불리는 유경옥 전 대통령실 행정관과 김태영 21그램 대표의 부인인 조 모 씨를 증인으로 불러 신문할 예정이었으나, 모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조 씨는 김 여사의 수행비서였던 유 전 행정관이 2022년 통일교 측이 선물한 샤넬 가방을 교환할 때 동행한 인물로 지목된 바 있다.

유 전 행정관은 전날 재판부에 제출한 불출석 사유서에 불안장애 등으로 약물치료를 받고 있고 감기몸살이 심해 의사소통이 어려우며, 추후 증인신문이 있더라도 출석이 어렵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조 씨 역시 불안감 등으로 정상 생활이 어렵고 전 씨와 일면식도 없는 상태라면서 정상적인 진술이 어렵다는 사유를 적은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재판부는 이 같은 사유를 모두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유 전 행정관의 경우 관련 진술에 변동이 있었던 것으로 안다. 그런 상황이면 법정에서 한번 불러봐야 하지 않나 싶다"고 설명했다. 조 씨에 관해서도 증인 신청을 유지하겠다는 김건희 특검팀(특별검사 민중기) 입장을 받아들였다.

그러면서 재판부는 유 전 행정관과 조 씨에 대해 각각 과태료 100만 원을 부과하고 구인장을 발부했다.

두 사람에 대한 증인신문은 오는 15일 재판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같은 날 오후 3시에는 김 여사도 증인으로 소환해 신문하기로 했다.

재판부는 "다음 재판에서 3명에 대한 증인신문을 모두 마치는 경우 오는 23일 재판이 종결될 것 같다"며 "다만 증인 구인이나 소환 등에 문제가 있으면 일정이 미뤄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날 재판부는 통일교 측이 김 여사에게 건넨 가방과 목걸이 등 실물을 직접 확인하기도 했다. 재판부는 흰 장갑을 낀 채 특검팀이 건넨 쇼핑백에서 금장 체인이 달린 흰색 샤넬 가방과 검은색 미니 샤넬 가방, 그라프사 목걸이를 차례로 꺼내 들여다봤다.


앞서 수사 과정에서 금품 전달 사실을 부인하던 전 씨는 재판 과정에서 돌연 2022년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으로부터 샤넬 가방 2개와 그라프사 목걸이를 받아 이를 유 전 행정관에게 전달한 사실을 인정했다.

이후 전 씨 측은 금품을 다시 돌려받아 보관하고 있었다고 한다.
특검팀은 지난 10월 전 씨 측으로부터 목걸이와 샤넬 가방을 확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