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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성심장정지, 남성이 여성보다 훨씬 많아...생존률 9.2%로 역대 최고

정상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12.09 14:22

수정 2025.12.09 14:21

급성심장정지 성별 발생 추이 및 연령별 발생 현황. 질병관리청 제공
급성심장정지 성별 발생 추이 및 연령별 발생 현황. 질병관리청 제공
[파이낸셜뉴스] 지난해 국내 급성심장정지 환자 생존율이 9.2%로 조사 이래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급성심장정지는 심장 활동이 급격히 저하되거나 멈춘 상태를 말한다. 뇌기능회복률도 6.3%로 조사 이래 최고 수준이다.

9일 질병관리청과 소방청은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의학도서관 우봉홀에서 '제14차 급성심장정지조사 심포지엄'을 열고 작년 119구급대가 의료기관으로 이송한 급성심장정지 환자에 대한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지난해 급성심장정지로 병원에 이송된 환자는 3만3034명이었다.

남성 환자가 64.3%로 여성(35.6%)보다 훨씬 많았다.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더 많이 발생해 70세 이상이 전체의 52.9%를 차지했다. 급성심장정지로 이송돼 의무기록조사를 완료한 환자는 3만2850명으로, 완료율은 99.4%다.

급성심장정지의 주요 발생 원인은 심근경색, 부정맥, 뇌졸중 등 질병이 76.7%를 차지했다. 추락, 운수사고 등 질병 외부 요인이 22.8%로 나타났다.

세부 원인을 보면 심장 자체의 기능부전에 의한 심인성 원인이 전체의 71.7%로 가장 많았고, 추락(5.9%), 운수사고(4.7%) 등이었다. 발생 장소는 가정이 전체의 44.8%로 가장 많았다.

급성심장정지 환자 생존율은 9.2%, 뇌기능회복률은 6.3%로 조사 시작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직전 해인 2023년 대비 각각 0.6%P, 0.7%P 증가한 수치다.

급성심장정지 환자 발생 시 구급대원이나 의료인이 아닌 일반인이 심폐소생술을 시행한 경우는 30.3%였다. 병원 도착 전 일반인의 심폐소생술 시행 시 생존율은 14.4%, 미시행 시 6.1%였다. 구급대원이 아닌 일반인이라도 심폐소생술을 시행하는 게 생존율이 2.4배 높았다.

뇌기능회복률 또한 일반인 심폐소생술이 시행된 경우 11.4%, 미시행된 경우 3.5%였다. 심폐소생술 시행 시 뇌기능회복률이 3.3배 높았다.

급성심장정지 환자의 생존과 회복에 심폐소생술이 매우 중요하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이날 심포지엄에서는 질병청과 대한심폐소생협회가 개정한 '2025년 한국 심폐소생술 가이드라인'도 공개됐다. 가이드라인에는 가슴 압박 시행 시 구조자가 주로 사용하는 손을 아래로 향하게 하고, 익수에 의한 심장정지의 경우 교육을 받은 구조자는 인공호흡부터 시작하도록 권고하는 내용 등이 담겼다.


임승관 질병청장은 "급성심장정지 환자 생존율 및 뇌기능회복률이 조사 시작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보였다"며 "심장정지 환자 목격 시 초기 대응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알려 일반인 심폐소생술 시행률과 환자 생존율 향상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wonder@fnnews.com 정상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