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김민석 기자
"한국 기업들은 A부서가 성과를 내기 위해 B부서에 데이터를 요청하면 B부서 입장에서 A부서에 데이터를 왜 전달해야 하는지 모르거나 꺼리는 경우가 있습니다. B부서 데이터를 A부서가 활용했을 때 후폭풍 또는 (문제가 발생했을 때) 책임 범위를 정하기 어렵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이수정 한국IBM 대표이사 사장은 9일 서울 여의도 Three IFC 6층에서 사장 선임 이후 첫 기자간담회를 열고 "한국 기업들이 인공지능(AI) 도입에 적극 나섰으나 PoC 단계를 넘지 못하는 원인 중 하나로 최고데이터책임자(CDO)의 부재를 꼽으며 이같이 말했다.
이 사장은 "각 부서마다 다르게 관리되고 있는 데이터 접근 권한, 프로세스의 부재 등이 가장 치명적인 데이터 병목 구간이라고 생각한다"며 "이 부분을 해결하려면 기업의 데이터 거버넌스를 관장할 막강한 권한을 가진 CDO가 필요하다. 한국엔 CDO 명함을 가진 사람이 거의 없는 것이 근본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어 "기업 CEO들은 생성형 AI를 통한 가치 창출 핵심 요소로 '기업 고유 데이터 활용'을 꼽았지만 실제 AI 프로젝트에 투입한 엔터프라이즈 데이터는 전체의 1% 수준에 그쳤다"며 "기업들이 보유한 고유 데이터를 제대로 활용할 수 있는 데이터 전략 부재가 AI 확산의 가장 큰 걸림돌"이라고 강조했다.
IBM이 최근 C레벨 경영진을 대상으로 진행한 조사에 따르면 한국에서 AI 기반 수익 창출 역량을 갖췄다고 답한 최고데이터책임자(CDO)는 13% 수준으로 글로벌 기업의 26% 대비 절반 수준으로 낮았다.
이 사장은 한국 기업들이 데이터에 투자하는 방식과 관련 "데이터를 자산으로 보관·유지하는 데는 많은 돈을 쓰지만 이를 비즈니스 인사이트나 KPI와 연동하려는 노력은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다"며 "기술적으로는 부서 간 데이터를 통합하고 자동화할 수 있는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플랫폼을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홍규표 한국IBM 데이터 플랫폼 테크 세일즈 부장은 "왓슨X 데이터(Watson X Data)는 정형·비정형·반정형 모든 형태의 데이터를 한 플랫폼에서 관리할 수 있고 AI 오토메이션을 통해 데이터와 프로세스, 애플리케이션을 모두 자동화한다"고 설명했다.
홍 부장은 "다양한 설루션을 별도로 도입하지 않아도 돼 (경쟁사 설루션 대비) 총 소유비용(TCO)이 낮다"며 "데이터 프로젝트는 범위가 다양하지만 IBM은 데이터 수집부터 저장, 통제, 관리, 거버넌스, AI 에이전트까지 모두 포괄하는 설루션을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IBM은 최근 실시간 데이터 스트리밍 플랫폼 컨플루언트(Confluent)를 인수하며 'AI Ready Data'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홍 부장은 "컨플루언트의 실시간 데이터 처리 기술(Kafka)을 자사 플랫폼에 통합하면 데이터 준비 속도가 대폭 향상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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