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한국계 앤디 김(43) 미국 뉴저지주 상원의원(민주)이 최근 부친이 알츠하이머병(치매의 가장 흔한 유형) 진단을 받았다고 밝혔다. 유튜브에 '아버지의 알츠하이머병 진단과 돌봄 제공자가 된 나의 이야기'라는 제목의 영상을 올리며 치매 환자 가족이 된 근황을 전했다.
미국 지역 뉴스 및 정보 플랫폼인 패치닷컴에 따르면 8일(현지시간) 김 의원은 영상 성명을 통해 "몇 주 전, 아버지가 알츠하이머병 진단을 받았다. 아버지를 요양시설에 모셔다드린 뒤 차 안에 혼자 앉아 있다가 무력감을 느꼈다. 의사가 우리 가족에게 '앞으로 1~2년은 지옥 같은 시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는 것이 기억난다"고 회상했다.
이어 "지옥. 그것이 우리에게 전해진 말이었다. 눈 깜짝할 사이에 나는 아들에서 돌봄 제공자로 바뀌었다"고 덧붙였다.
김 의원은 부친의 삶을 소개하며 "내 아버지는 50여 년 전 한국에서 미국으로 이민을 왔다. 더 나은 삶을 찾기 위한 이민자의 이야기였다. 어린 시절 아버지는 한국전쟁 중에 태어나 소아마비를 앓았고 평생 그 장애와 함께 살아야 했다. 그러나 미국에서 그는 기회를 얻었다. 결국 유전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고, 암과 알츠하이머병을 치료하기 위해 평생을 바쳤다"고 말했다.
그러나 진단 당일, 의사가 기억력 검사를 하며 직업을 묻자, 아버지가 답하지 못했다고 전하며 "알츠하이머가 이긴 것 같다고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 아버지는 알츠하이머병을 치료하려 했지만, 이제 알츠하이머가 아버지의 연구와 기억을 모두 지워버렸다"고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그는 미국에서 알츠하이머 그리고 치매로 700만 명이 넘게 고통받고 있다면서 "아버지가 진단받은 지 몇 주가 지났는데, 솔직히 말해 가족에게 믿을 수 없을 만큼 힘든 시간이었다. 하루도 빠짐없이 아버지에게서, 혹은 요양 시설에서 전화가 온다. 또 다른 낙상, 또 다른 건강 문제. 나는 끊임없는 불안 속에 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이 차 안이나 진료실에서 수많은 보호자가 처음으로 사랑하는 가족이 진단받았다는 말을 듣는 순간을 떠올린다면서 "나는 단순히 아들이나 아버지가 아니다. 단순히 보호자도 아니다. 나는 미국 상원의원이라는 특권을 가진 사람이다. 하지만 그 위치에서도 메디케어와 메디케이드, 의료, 지원 문제에 대해 여전히 고민한다. 내가 이렇게 힘들다면 다른 사람들은 얼마나 더 힘들겠는가"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앞으로 몇 달 동안 나는 아버지가 진단받던 날 차 안에서 떠올렸던 질문들에 답을 찾는 여정을 시작할 것"이라며 "나는 아버지의 평생 연구를 완성할 수는 없다. 이 병을 치료할 수는 없다. 하지만 아버지와 가족과 함께 지옥을 겪어야 한다면, 그 길에서 가능한 많은 사람을 돕고 싶다"고 말했다.
민주당 소속인 김 의원은 지난해 11월 한국계로는 처음으로 연방 상원의원에 당선됐다. 김 의원은 그에 앞서서는 뉴저지주 3선 하원의원을 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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