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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약? 클렌징폼?"…점자 없다면 누군가는 일상이 장벽

뉴시스

입력 2025.12.09 16:38

수정 2025.12.09 16:38

식약처장, 의약외품 자발적 점자 표시 업체 격려 시·청각장애인 현장에서 점자표기·QR코드 시연
[서울=뉴시스] 오유경 식약처장은 9일 치약에 점자 및 음성·수어영상변환용 코드를 표시하고 있는 부광약품 방문해 점자·QR코드 표시 자율 확대를 격려하고, 현장의 목소리를 청취했다. (사진=식약처 제공) 2025.12.09.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오유경 식약처장은 9일 치약에 점자 및 음성·수어영상변환용 코드를 표시하고 있는 부광약품 방문해 점자·QR코드 표시 자율 확대를 격려하고, 현장의 목소리를 청취했다. (사진=식약처 제공) 2025.12.09.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이승주 기자 = "점자가 있어야 3만1000여명의 1급 시각장애인들은 이게 치약인지 클렌징폼인지 알 수 있습니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세계 장애인의 날'을 계기로 장애인단체 등과 함께 의약외품의 점자표시 및 QR코드 시연을 진행헀다.

오유경 식약처장은 9일 치약에 점자 및 음성·수어영상변환용 코드를 표시하고 있는 부광약품을 방문해 점자·QR코드 표시 자율 확대를 격려하고, 현장의 목소리를 청취했다.

식약처는 한국의약품안전관리원과 함께 의약외품 안전정보 장애인 접근성 개선 사업의 일환으로, 지난 2023년부터 의약외품 모바일 간편검색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정보제공 방법 확대를 위해 QR코드 활용 시범사업을 실시하고 있다.



간편검색 서비스는 의약외품 코드를 모바일로 스캔하면 의약품안전나라 누리집과 연계돼 안전정보를 글자·음성·수어영상으로 제공하는 것이다.

오 처장은 이날 현장에서 시·청각 장애인과 점자가 표시된 치약을 직접 살펴봤다. QR코드 활용 시범사업에 참여한 업체 제품의 QR코드를 스마트폰으로 스캔해 의약외품의 허가사항 등 안전정보를 파악했다.

또 장애인 대상 의약외품 안전정보 제공에 대한 현장의 의견도 청취했다.

한혜경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 회원은 "시각장애인의 경우, 의약외품을 구입하는 데 도와주는 사람이 없으면 원하는 제품을 선택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라며 "점자 표시 의무화 대상이 아닌데도 점자 표시를 하는 업계분들에 감사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서울=뉴시스] 이승주 기자= 식약처는 9일 부광약품에서 장애인단체 등과 함께 의약외품의 점자표시 및 QR코드 시연 등 현장의 목소리를 청취했다. 2025.12.09. heyjude@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이승주 기자= 식약처는 9일 부광약품에서 장애인단체 등과 함께 의약외품의 점자표시 및 QR코드 시연 등 현장의 목소리를 청취했다. 2025.12.09. heyjude@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박송이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 주임은 치약에 표기된 점자와 QR을 시연하며 "포장지에 QR코드가 어디 있는지 촉각 마킹이 필요하고, 다른 엠보싱보다 점자의 높이가 높아야 읽기 편할 것 같다"며 "패키지 자체에도 점자가 표시돼 있다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 주임은 "점자 문맹률이 높아 점자 사용 비율은 전체 시각 장애인의 10% 정도밖에 되지 않는 데 왜 필요하냐는 질문이 많다"며 "점자가 필수적인 1급 시각장애인 3만여명은 대부분 점자를 사용하고 있기에 꼭 도입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준행 한국농아인협회 회원은 "바코드 스캔보다 QR코드가 사용이 더 편리했다"며 "식약처와 업계가 함께 노력해 장애인과 노인 등 안전정보 제공 대상이 점차 확대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오 처장은 "QR 표기의 위치가 중요하니 정책에 담아내도록 노력하겠다"며 "의무화까지는 현장의 의견을 많이 들어야 하는 부분으로, 장애인에게 희망을 주는 접점을 찾아내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이제영 부광약품 대표는 "앞으로도 부광약품은 의약외품을 사용하는 장애인 등 취약계층의 정보접근성을 넓히기 위해 노력하겠다"며 "취약계층을 돕기 위해 힘쓰는 제약사가 확대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부광약품은 지난 2014년부터 선제적으로 의약품·의약외품에 점자 표기했다.
그 결과 2021년 기준 점자 표기가 되는 의약품 94개 품목 중 부광약품 제품이 42개를 차지했다. 현재 부광약품은 일반의약품 45개, 치약 등 의약외품 10개에 점자 표기를 확대 적용했다.


오 처장은 "치약 등 의약외품은 국민이 실생활에서 자주 사용하는 만큼 누구나 쉽게 제품에 대한 안전 정보를 확인할 수 있어야 한다"며 "모든 국민이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도록 보다 적극적으로 의약외품의 안전 정보를 다양한 방식으로 보다 더 편리하게 제공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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