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권혁준 기자 = 지난해 '커리어 하이'의 기록을 쓰고도 같은 포지션의 강력한 경쟁자로 인해 골든글러브를 놓쳤던 송성문(29·키움 히어로즈)이 올해 다시 한번 기회를 잡았다.
현재 메이저리그 포스팅시스템(비공개 경쟁입찰)을 신청해 내년엔 빅리그에서 뛸 가능성이 있는 그에겐, 어쩌면 이번이 처음이자 마지막 골든글러브일 수도 있다.
하지만 송성문은 "마지막일 수 있다는 생각은 오만한 것 같다"면서 "그저 첫 수상이라는 점에 의미를 두고 싶다"고 했다.
송성문은 9일 서울 송파구 롯데호텔 월드에서 열리는 2025 KBO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 3루수 부문 후보에 올랐다.
3루수 부문엔 문보경(LG), 노시환(한화), 김영웅(삼성) 등 국가대표에 발탁되는 쟁쟁한 후보들이 있지만, 수상 가능성은 송성문이 가장 높다.
송성문은 올해 144경기 전 경기에 출장해 0.315의 타율과 26홈런 25도루, 90타점 등으로 맹활약했다. 소속팀 키움은 3년 연속 최하위에 머물렀지만, 송성문만큼은 빛났다.
시상식 전 취재진과 만난 송성문은 "골든글러브를 받아본 적이 없기 때문에 설레는 마음으로 왔다"면서 "야구선수라면 누구나 골든글러브의 꿈을 꾸는데, 받게 된다면 버킷리스트 중 하나를 이루는 느낌일 것 같다"고 했다.
그는 지난해에도 0.340의 타율에 19홈런 21도루 등으로 '커리어 하이'를 썼지만,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를 받은 김도영(KIA)의 존재로 아쉬움을 삼켰다.
송성문은 "작년엔 받을 확률이 0%였기 때문에 시상식에 오지도 않았다"면서 "골든글러브는 상대평가라 당연한 이치다. 늘 야구를 못 하다가 처음으로 발전한 해였다는 점에 만족했다"고 돌아봤다.
그는 2년 연속 활약으로 리그 정상급 야수로 올라섰고, 이를 발판으로 메이저리그 무대에도 도전한다. 시즌 후 포스팅시스템을 통해 메이저리그 진출 의사를 공식화한 송성문은 구단의 연락을 기다리고 있다.
송성문은 "아직 업데이트된 내용은 없다. 그저 차분하게 기다리고 있다"면서 "좋은 소식이 오길 바라고, 그럴 수 있다고 믿고 있다"고 했다.
송성문은 키움에서 김하성, 이정후, 김혜성 등 현 메이저리거들과 오랫동안 한솥밥을 먹었다. 이들의 조언에 빅리그 도전의 용기를 내기도 했다.
그는 "먼저 간 선수들이 좋은 얘기를 해준 덕에 포스팅 신청도 할 수 있었다. 많은 도움을 받은 형, 동생들"이라면서 "먼저 나갔던 강정호, 박병호 선배들도 좋은 여건을 만들어준 분들이다. 항상 감사하다"고 했다.
키움 시절 송성문에게 '쓴소리'를 많이 했던 김하성으로부터 최근엔 칭찬을 많이 받는다며 웃어보였다.
송성문은 "(김)하성이형에게 칭찬을 받으면 아직은 어색하다"면서도 "다르게 생각하면 하성이형에게 좋은 말을 듣는 선수가 됐다는 점에서 뿌듯하고 더 열심히 하게 된다. 어디서든 가치를 인정받는 선수가 되고 싶다"며 미소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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