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안=뉴스1) 김태완 최형욱 기자 = 9일 오후 충남 태안군 원북면 한국서부발전 태안화력발전소 내 석탄가스화복합발전(IGCC) 설비에서 폭발로 추정되는 화재가 발생해 2명이 중상을 입었다. 다친 근로자는 외주업체 소속인 것으로 나타났다.
소방당국과 서부발전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43분께 태안화력발전본부 IGCC 플랜트 1층 배관 인근에서 화재가 시작됐고, 3분 뒤 '폭발음과 함께 불길이 치솟고 있다'는 신고가 119에 접수됐다.
신고를 받은 소방당국은 소방관 62명과 소방차·장비 32대를 동원해 진화에 나서, 화재 발생 1시간5분 만인 오후 3시49분께 큰 불길을 잡았다. 현재 재발화 방지와 잔불 정리에 나선 상태다.
이 사고로 현장에서 열교환기 보온·버너 교체 작업을 하던 외주 협력업체 직원 2명이 2도 화상을 입고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사고 지점은 석탄을 고온·고압 상태에서 가스로 전환해 연료로 쓰는 IGCC 설비 배관과 열교환기가 모여 있는 구역으로, 서부발전과 소방당국은 정확한 폭발 원인과 화재 경위를 조사 중이다. 화재가 설비 내부 어디까지 번졌는지, 발전 설비 가동 중단 규모와 피해액도 현재 집계가 진행되고 있다.
사고 당시 작업자들이 어떤 안전수칙에 따라 작업했는지, 작업허가서 발급과 가스 차단·가스 농도 측정 등 기본적인 ‘폭발·화재 위험 작업’ 절차가 제대로 지켜졌는지 향후 경찰·고용노동부 조사를 통해 규명될 전망이다.
현장에 투입된 외주업체 인력이 몇 명이었는지, 2인1조 작업 원칙이 지켜졌는지 여부 역시 밝혀질 부분이다.
초기 진화 과정과 관련해 서부발전은 IGCC 설비에서 연기가 감지되자 발전소 종합방재센터와 자체 소방대가 우선 출동해 119에 신고했고, 곧이어 태안소방서 인력이 도착해 합동 진화에 나섰다고 설명했다.
회사 측은 “정확한 피해 규모와 설비 상태를 파악 중이며, 관계 기관과 함께 원인 규명과 재발 방지 대책 마련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화재 진화가 완전히 마무리되는 대로 국립과학수사연구원, 한국가스안전공사 등과 합동 감식에 들어가 폭발 지점과 발화 원인을 조사할 계획이다. 고용노동부도 산업재해 여부를 검토해 필요할 경우 근로감독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번 사고는 2018년 같은 발전소 석탄설비에서 일하다 숨진 비정규직 노동자 고 김용균 씨 사망 7주기(12월10일)를 앞두고 발생했다. 노동·시민단체는 10일 오전 9시 태안화력발전소 정문 앞에서 현장 추모제를 열 계획이어서, 사고 원인과 안전관리 실태를 둘러싼 논란은 더욱 확산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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