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문화일반

좋은 일·힘들었던 일을 감사하며 오늘, 내일을 맞이한다 [Guideposts]

정순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12.09 18:25

수정 2025.12.09 18:25

그러므로 더 감사하다 에린 라이넘
남편과 근사한 식당을 찾았다
맛있는 음식이나 로맨스보다
지난 한 해를 돌아보고 미래를 계획하기 위해서…
새 집을 사고 여행을 다녀오고 아이들은 읽는 데 능숙해지고
축복의 기억을 담기도 바쁠 때 남편은 '힘든 일'을 물었다
남편 사업 침체로 돈은 빠듯하고 산불로 인한 자욱한 연기로
집안서 아이와 성경공부 했지만 국립공원 가족여행을 자극했다
축복과 도전의 일들을 살필수록 그것들은 긴밀히 연결되어 있다
올해는 새로운 변화를 줘야겠다 바로 아이들과 함께 하기로…
미국 콜로라도주 러브랜드에 사는 에린 라이넘(오른쪽 첫번째) 부부는 매년 12월 말이면 지난 한 해를 돌아보고 미래를 계획하는 시간을 갖는다. 지난 열 두 달 동안 '가장 감사해야 할 일'과 '잘 되지 않은 일'들을 적어보는 것이다. 새해에는 이 연말 저녁 식사 전통을 아이들과 함께 하기로 부부는 결정했다.
미국 콜로라도주 러브랜드에 사는 에린 라이넘(오른쪽 첫번째) 부부는 매년 12월 말이면 지난 한 해를 돌아보고 미래를 계획하는 시간을 갖는다. 지난 열 두 달 동안 '가장 감사해야 할 일'과 '잘 되지 않은 일'들을 적어보는 것이다. 새해에는 이 연말 저녁 식사 전통을 아이들과 함께 하기로 부부는 결정했다.

우리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연말 전통 중 하나를 기념하고 있었다. 몇 년 동안 그래왔듯이 남편 그레이슨과 나는 우리의 네 아이를 베이비시터에게 맡기고 저녁 식사를 위해 근사한 식당을 찾았다. 그렇지만 이 자리가 그저 맛있는 음식이나 로맨스를 위한 건 아니었다. 지난 한 해를 돌아보고 미래를 계획하는 시간이었다.

"준비됐어요? 지난 열 두 달 동안 가장 감사해야 할 일은 뭘까요?"

애피타이저가 담긴 접시들을 옆으로 밀어놓고 식탁에 공책을 놓으며 내가 말했다.



"새집을 샀죠. 그건 분명 축하할 일이에요."

나는 먼저 시작하면서 재빨리 적었다. 남편도 말을 이었다.

"국립공원으로 멋진 여행도 몇 번 다녀왔죠. 아이들도 무척 좋아했고요."

"지크와 엘리스 둘 다 읽는 데 능숙해졌어요."

"집수리를 끝마쳤고요…."

모든 걸 쓰느라 손에 쥐가 날 지경이었다. 그레이슨의 도급업도 잘되고 있었고 나도 자연해설 전문가 자격증을 땄다. 우리는 예산을 지켰다.

"우린 정말 축복 받았네요."

웨이터가 애피타이저 접시를 치우는 동안 내가 말했다. 목록의 두 번째 칸인 '내년 목표'를 채우고 싶어서 안달이 났다. 하지만 내가 쓰기 시작했을 때 남편이 내 손 위에 자기 손을 올리더니 말했다.

"새로운 목록을 추가하는 게 어때요? '잘되지 않은 일들'이요."

내 미소가 사라지는 걸 느꼈다. 문제는 과거에 남겨두는 편이 더 좋지 않을까? 그것들을 기억해서 재미있을 게(아니면 쓸모 있을 게) 뭐지? 하지만 그레이슨은 끈질겼다. 마지못해 축복 목록 맞은편 페이지 맨 위에 '힘든 일들'이라는 제목을 쓰고 남편에게 말했다.

"당신이 시작해요. 당신 아이디어잖아요."

나는 좋은 일을 기억하는 편을 선호했다.

"글쎄요. 일에 관해서 이야기하자면 4분기는 꽤 저조했어요. 재정도 빠듯했고요."

"맞아요." 나는 머릿속에서 덧붙일 말을 찾았다.

"아직 새 교회도 못 찾았어요."

"산불은 어때요?" 남편이 물었다. 어떻게 잊을 수 있겠는가? 가을 내내 몇 마일 밖에서 일어난 산불 연기에 휩싸여 있었는데, 콜로라도에서 기록된 역사상 가장 큰 산불이었다.

"힘든 시기였죠. 어떤 날에는 아이들이 밖에 나가지도 못했어요. 정말 고생스러웠어요."

우리 둘 다 나란히 놓인 목록 두 개를 보면서 잠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있잖아요. 연기가 자욱한 실내에서 보낸 날들 덕분에 파란 하늘이 돌아왔을 때 얼마나 소중한지 알게 되었어요. 그것에 정말 감사해요."

축복과 도전이 됐던 일들을 살펴볼수록 그것들은 더욱 긴밀히 연결되어 있었다. 교회를 아직 찾지 못했기에 우리는 집에서 함께 성경 공부를 시작했다. 그레이슨의 사업이 침체되면서 돈을 아껴야 했고, 그것이 예산을 맞추는 데 도움이 되었다. 산불은 국립공원으로 여행을 떠나게끔 우리를 자극했으며, 그곳에서 하나님의 창조물을 새로이 보게 되었다. 메인 요리가 나왔을 무렵에는 새해의 목표 목록을 시작할 만반의 준비가 되어 있었다.


그날 저녁 이후로 힘들었던 일을 목록으로 작성하는 것은 우리의 연말 저녁 식사 전통의 일부가 되었고, 좋은 시기를 기억하면서 감사드리는 것만큼, 어쩌면 그보다 더 소중히 여기게 되었다. 올해는 새로운 변화를 주기로 했다.
바로 아이들도 함께하는 것이다.

■원문으로 읽는 오늘의 이야기 Rejoice in All Things

We were celebrating one of my favorite end-of-year traditions. As we'd done for years, my husband, Grayson, and I had gotten a babysitter for our four children and gone out to dinner at a nice restaurant. But this wasn't just about good food or romance. It was a time for us to look back on the past year and plan for the future.

"Ready?" I said, nudging aside our plates of appetizers and setting my notebook on the table. "What are we most thankful for over the past 12 months?"

"We bought a new home." I began. "That's definitely something to celebrate." I jotted it down.

"We had some great trips to national parks." said Grayson. "The kids loved those."

"Zeke and Ellis both became proficient in reading."

"Completed the house renovation…"

My hand cramped getting everything down. Grayson's contracting business had done well. I'd gotten certified as a master naturalist. We'd stuck to our budget.

"We've been really blessed." I said as the waiter took away our appetizer plates. I couldn't wait to get on to list number two: goals for the coming year. But when I started to write, Grayson put his hand on mine.

"Why don't we add a new list?" he said. "The things that didn't go so well."

I felt my smile vanish. Weren't problems better left in the past? What was the fun - or the use- in remembering them? But Grayson persisted. Grudgingly, at the top of the page opposite our list of blessings, I wrote the title "Hard Things."

"You start." I told Grayson. "This is your idea." I preferred to remember the good things.

"Well, the fourth quarter was pretty slow business-wise." Grayson said. "Finances got pretty tight."

"That's true." I said. I searched my mind for something to add. "We still haven't found a new church."

"What about the wildfires?" Grayson asked.

How could I have forgotten? Our entire autumn had been cloaked in smoke from the largest wildfire in Colorado's written history burning a few miles away.

"That was rough." I said. "On some days, the children couldn't even go outside, it was so bad."

We fell silent for a minute, both of us looking at our two lists side by side.

"You know." I said, "those smoky days inside really made me appreciate the blue skies when they came. I'm grateful for that."

The more Grayson and I looked at our blessings and challenges, the more connected they became. Because we hadn't found a church yet, we'd begun studying the Bible together at home. Grayson's business slowing down had challenged us to save money, which helped us meet our budget. The wildfire had spurred us to take all those trips to national parks, where we'd gained new appreciation for God's creation. By the time our main course arrived, Grayson and I were more than ready to start our list of goals for the coming year.

Since that evening, listing our struggles has become part of our year-end dinner tradition, one I've come to appreciate as much as remembering the good times? maybe even more. This year, we're adding a new twist. We're inviting the children too.

글·사진=가이드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