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권혁준 기자 = 올해 KBO 골든글러브는 '절대 강자' 없이 10개 구단이 고르게 상을 가져갔다. 정규리그 4위 삼성 라이온즈가 유일하게 다수의 수상자를 배출했다.
2025 신한 SOL뱅크 KBO 골든글러브 시상식은 9일 오후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 호텔에서 열렸다. 이날 투수와 포수, 지명타자, 1루수, 2루수, 3루수, 유격수, 외야수(3명) 등 총 10개 부문에 걸쳐 최고의 선수가 가려졌다.
10개 구단 중 총 8개 팀이 최소 한 명씩의 수상자를 배출했다.
삼성은 1루수 르윈 디아즈, 외야수 구자욱, 지명타자 최형우가 수상했다.
디아즈는 50홈런 158타점으로 외인 최초 50홈런, KBO리그 한 시즌 최다 홈런 기록을 쓰는 등 맹위를 떨쳤다. 최우수선수(MVP) 투표에서 코디 폰세(한화)와 경쟁할 정도로 명실상부 리그 최고의 타자였기에 당연한 수상이었다.
구자욱 역시 외야 한 자리를 차지하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그는 0.319의 타율에 19홈런 96타점을 기록헀고, 무려 43개의 2루타를 쏟아내며 디아즈와 함께 삼성의 핵 타선을 구축했다.
지명타자 부문의 최형우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나이를 잊은 활약으로 수상했다.
올해 정규리그 133경기에서 0.307의 타율과 24홈런 86타점 출루율 0.399 장타율 0.529 등으로 나이를 잊은 활약을 펼쳤다.
1983년 12월 16일생인 최형우는 이날 기준 만 41세 11개월 23일의 나이로, 지난해 자신이 세웠던 최고령 기록(40세 11개월 27일)을 1년 만에 재경신했다.
흥미로운 점은 최형우가 올해 활약한 팀은 KIA였다는 점이다. 시즌 후 FA가 된 최형우는 최근 삼성과 2년 최대 26억 원의 계약을 맺고 이적했다.
골든글러브는 시상식 날짜를 기준으로 수상자의 소속팀이 정해지기에, 최형우는 KIA가 아닌 삼성 소속으로 상을 받았다.
삼성과 경쟁 끝에 최형우를 내준 KIA는 이로인해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도 '빈손'이었다.
통합 우승을 달성했던 지난해엔 MVP 김도영(3루수)을 비롯해 박찬호(유격수), 최형우(지명타자) 등 3명의 '황금장갑'을 배출했는데, 8위에 그친 올해는 작년과 상반된 양상이다.
김도영이 부상에 신음한 가운데, 박찬호(두산)와 최형우(삼성)가 모두 팀을 떠나 내년 시즌 전력 구상도 걱정이다.
올해 예상외로 선전하며 정규리그 3위로 가을야구에 갔던 SSG 역시 수상자가 없다.
드류 앤더슨(투수), 박성한(유격수), 기예르모 에레디아(외야수) 등이 활약했지만 포지션 '최고' 자리를 노리기엔 부족했다.
투수 부문에선 폰세(한화), 유격수 부문엔 김주원(NC)이라는 강력한 경쟁자가 있었고, 가장 경쟁이 치열했던 외야 역시 에레디아가 자리를 비집고 들어가기엔 부족했다.
KIA와 SSG를 제외한 나머지 팀들은 최소 한 명씩 수상자를 배출했다.
특히 6위 KT(안현민·외야수), 7위 롯데(레이예스·외야수), 9위 두산(양의지·포수), 10위 키움(송성문·3루수) 등 성적이 좋지 못했던 팀에서도 수상자가 나왔다.
통합 우승팀 LG도 2루수 부문의 신민재가 유일한 수상자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골든글러브와 팀 성적이 직결하지 않음을 여실히 보여줬다.
포지션별 '최고'를 가리는 골든글러브 시상식은 철저한 상대 평가가 이뤄진다는 점을 다시금 되새기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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